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5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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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강을 건너
창문에 걸린 우직한 세상과 조우한다
어제도 그제도 그 먼 곳에서 날아와
해빙된 흙탕물이
잠깐 환한 세상에 머물러 있다
언제 또다시 닥칠지 모르는
이미 내팽개진 마음이
아슬아슬 숲 그늘에 걸터앉아 있다
어둠이 잦아들고
또다시 달과 별을 가두어
마지막으로 어떤 황홀을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빗줄기가 밤새 춤을 추었다고 하더라
몇 번이고 오르는 숨을 안정시키고
지난 여름보다 더 생소한
내려가는 게 더 어려운 세상을 체험 중이다
언제적 이야기인지
어김없이 그렇게 하루가 지쳐 가고
산길이 구부러져 꺾여 있는 길 가운데에
토사로 내려앉은 자갈 틈으로
하얀 생명의 풀꽃이
뭉게뭉게 일어나 층층이 피어나고 있다
결빙된 새로운 세상이 복원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