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5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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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얼차려 속
생존의 터를 빠져나왔다
불꽃 튄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비바람에 서 있는
흔들리는 깃발
흔들리지 않겠노라고
참아내다가 터져 나온
속울음 삼킨
전쟁 같은 날들의 입술
근원의 힘을 발휘했던 밥그릇
피 끓는 열정 태운
지나간 생의
달빛을 가슴에 품고
가족과 식탁에 앉은
퇴역 장수
아내가
사십여년서로기댄생
노을 속
꽃을 꺾어
어깨에 살포시 꽂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