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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의 설화(雪花)

한국문인협회 로고 한영택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5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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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품은 부드럽고 너른 어머니의 산, 
새하얗게 덮인 능선 위로 치솟은 주상절리는 
젖봉우리처럼 그려진다

삼봉(三峯)* 형제가 있는 고지(高地)엔
혹한에 생장을 멈춘 뻣뻣한 가지 위로
차가운 하늘이 뿌린 눈발이 스며들어
새하얀 꽃을 피웠다

거대한 병풍을 둘러놓은 듯
서석대의 장엄한 돌무더기 사이사이로
하늘의 기운과 바람의 속삭임을 품고 있다

한 줄기 따스한 기운이 오면
조용히 지고 사라져 버리겠지만,
차가운 바람 맞으며 송이송이 피어난
그 존재가 더욱 빛을 발한다

결코 인간의 손길이 닿을 수 없는
완벽한 자연의 조합 속에 핀 무채색의 백색 꽃은
무수한 발걸음이 오고 간 장불재*로 메아리쳤다.

*무등산 삼봉: 천왕봉(1,187m), 지왕봉(1,175m), 인왕봉(1,164m).
*장불재: 서석대와 중머리재를 이어주는 중심지, 광주시와 무등산 정상부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 고 노무현 대통령이 무등산에 올라 산상 연설을 했던 장소. 용추계곡의 긴 골짜기로 골 위에 있는 고개라 장골재라고도 불렀는데, 옛날 이 고개는 화순 이서 동복 사람들이 광주를 오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했던 지름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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