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4월 6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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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꽃 한 송이 떨어지니
여울지는 소리는 산을 넘는구나
고뇌의 백건과 흑건의 선율은
은하수 물결에 아롱진 별이라
작은 새 한 마리 고요히 날개를 내저어
이슬 사이로 바스러지는 음표의 물결
끊어질 듯 이어지고 흩어져 다시 모여
강건하고 경건한 낯선 아득함
들숨과 날숨의 열 손가락 충만함은
바다에 홀로 떠 있는 일엽편주라
땀 방울 사이 사이로 켜를 이루어
백건 흑건에 흐르는 고뇌의 물결
가도 가도 끝없는 그 길 끝에
흰, 검정, 천의무봉 얼굴과 얼굴을 대하리
작은새 한 마리 고요히 날아 오르니
꽃은 피고 지고, 또 하염 없이 피는구나
*임윤찬의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