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4월 6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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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 번씩 흘러나오는 말
짧지만 포근한 이불 같은 말
상처를 감싸주고 어떤 잘못도 덮어주는 위로의 언어
그 말이 입술에서 자주 빠져나오고 귓가에 맴돕니다
허한 공기를 채워주고 차가운 발을 따뜻하게 합니다
아기 같은 연한 줄기에 미소를 띠게 하는 마술 같은 언어는
빼곡하게 채워진 공허함을 단번에 빼내곤 해요
당신은 말로 하지 않지만 온몸으로 날 잡고 있잖아요
나는 늘 새처럼 지저귀지만 짧게 대답하는 당신
당신은 손가락으로 내 몸속 깊이 새겨두려 말하지 않지만
몸짓으로 내게 다가와
콕 콕 찍어대며 웃게 한다는 걸 알아요
깃털 사이 전해져오는 따뜻한 목소리를 들으며
푹 잠이 들고 싶어요
나의 언어와 당신의 언어가 포개져 단잠을 자는 날
뜨거운 물이 흘러넘쳐
사랑해라는 말을 몇 번씩이나 달콤하게 먹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