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4월 6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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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라색이 좋다
붉음도 아닌 파랑도 아닌
존귀와 신성을 겸한
조화(調和)의
보라색이 좋다
파랑색과 붉은색은 천상의 궁합
둘을 합쳐 도화지에 쏟으니
내가 좋아하는
보라색 제비꽃이 그려졌다
빨간 태극의 문향들이 오늘도
은빛 머리들의 손을 끌고
광화문에 모이고
수정처럼 고운 여린 손목들이
눈 비 내리는
오색의 밤하늘을 출렁거려도
보랏빛 제비꽃은 언제 피어날는지
가파른 협곡
바람 부는 언덕에서
오지 않을 사랑만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