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봄호 2025년 3월 70호
17
0
우리 차가 없어졌다.
나는 먼저 조수석에서 내려 새로 조성한 공원에 갔다. 그 사이 아내는 아울렛 주차장에 차를 댔다. 구경을 모두 마치고 주차장에 갔다. 차가 없다. 어디 있을까? 벌써 왕복 세 번째 찾고 있다. 처음 두 번은 신경을 곤두세우며 차를 찾느라 피곤한 줄 몰랐다. 나와 아내는 각각 다른 방향에서 차를 찾기 시작했다. 롯데아울렛 주차장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주차하면서 사진을 찍어 놓을걸.”
주차장은 빈 자리가 없다. 우리 차는 블루펄색이라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20분가량 지나, 중간에서 나와 아내가 만났다. 아내는 실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차 누가 훔쳐 간 거 아냐?”
“그럴 리가 있나.”
다시 차를 찾으러 갔다. 30∼40분이 지났다. 전화가 왔다. 아내였다.
“차, 찾았어요?”
“아니, 도대체 우리 차 어딨지?”
로버트 슐러가 한 말이 생각났다. 어떤 일이 잘 안 풀리면 열 가지 방법을 생각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포기하라고 했다.
첫 번째, 1시간 동안 열심히 찾아보았다. 여긴 경비실도 없고, 물어볼 만한 사람도 없다. 실패했다. 두 번째는 스마트키 비상벨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아직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 두렵다. 그러려면 우리 차를 판매한 K에게 묻기로 했다. 전화를 걸었다. 차를 구매한 지 아직 석 달이 채 되지 않아, 자동차 내부 메뉴 잘 모른다. 차를 내리고 3일 만에 아파트에서 K가 스마트키 비상벨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다.
‘빵, 빵, 빵’하는 소리가 장난이 아니었다. 경비실 옆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 우리를 바라보았다. 돌아갈 시간이라 여기저기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비상벨은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되겠네.”
K에게 처음 전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두 번째 전화는 받았다. 내 형편을 자세히 밝히고 비상 버튼 사용법을 물었다.
한 시간이 넘었다. 마음을 고쳐먹고 첫 번째 칸부터 찾기 시작했다. 그 방향으로 비상 버튼을 눌렀다. 아무 반응이 없다. 둘째 칸, 셋째 칸, 넷째 칸까지 왔다. 거기서 비상 버튼을 길게 눌렀다. 갑자기 첫째 칸이 아닌, 제법 떨어진 둘째 칸에서 ‘빵 빵’하는 소리가 들렸다. 얼른 정지 버튼을 누른 후, 벨 소리 나는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 아내가 보였다. 우연히 아내가 차를 발견한 시각과 내가 비상 버튼을 누른 시각이 일치했다. 비상벨 소리에 놀란 사람들이 아내를 바라보았다. 나는 안도하며 천천히 차 있는 곳에 갔다.
우리 차를 못 찾아 헤맨 사건(?)은 12월 첫째 주에 일어났다. 아내는 어떤 분에게 장유 롯데호텔 앞 공원이 아름답다는 말을 들었다. 새 차로 드라이브할 겸 관광,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우리 거기 한 번 가 봐요.”
“그래, 한 번 가 보자.”
우리는 주일 오후에 김해에서 4km 거리에 있는 장유 율하에 갔다. 아들이 소개한 작은 식당에 갔다. 이른 시각, 별로 손님이 없다. 민물장어구이를 먹었다. 알려진 맛집이라 식당을 나올 즈음 20평 정도 되는 식당은 거의 자리가 찼다.
곧장 공원으로 향해 핸들을 돌렸다. 조금 가니 앞에 끝없는 주차장은 차들로 꽉 차고, 그 너머로 롯데아울렛 건물이 보였다. 오른쪽은 새로 지은 롯데호텔, 고층인 줄 알았으나 10층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주차장에서 조금 안으로 들어가니 왼쪽에 별천지가 전개되었다. 인공호수, 아이들 놀이터, 지구본처럼 생긴 나무 조형물, 아이들이 올라가 빙글빙글 돌며 내려가는 철 구조물, 쭉 뻗은 노랗게 물든 가을 나무들, 그 너머 보이는 국내에서 가장 크다는 롯데워터파크를 배경으로 저물어가는 가을을 향해 셔터를 누르고 또 눌렀다. 관광객이 많았다. 김해에 이런 관광 명소가 있는 줄 몰랐다. 20분가량 저물어가는 가을 풍경을 즐겼다.
“여보, 이제 집에 가자.”
갑자기 생리적 현상이 일어났다.
주차장을 지나 롯데아울렛 건물로 들어갔다. 사람이 많았다. 어디가 어딘지 몰라 두리번거렸다. 청소원이 보였다. 아내가 물었다.
“화장실 어디예요?”
“건물 안에서 왼편에 있습니다.”
나를 기다리는 사이 아내는 제과점 가게에서 빵을 샀다.
주차장에 갔다. 예상치 못한 문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차가 없다. 결국, 비상키 작동과 아내가 첫째 칸이 아닌 둘째 칸에서 다시 한번 찾아보자고 생각했기 때문에 차를 발견했지만, 많은 여운을 남겼다.
왜 이런 불상사가 발생했는가? 아내는 첫 번째 블록 첫 번째 칸에 차를 댄 줄 알았으나, 사실은 두 번째 블록 첫 번째 칸에 주차했다. 이것은 엄연한 착각이다. 착각은 때때로 사람을 난처하게 만들거나 곤경에 빠뜨린다.
장유 율하에 간 이유가 있다. 11월 마지막 주, 우리는 강동동에 갔다. 거기서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추수가 끝난 들녘은 고요 속에 겨울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작은 공간에서 평생을 보내며 수시로 변하는 자연을 즐기지 못하는 나를 위해 아내가 적극적으로 가자고 했다.
차에 올라탔다. 집에 가면서 반성했다. 이제부터 대형 주차장에 주차할 때는 반드시 위치 사진을 찍어 오늘과 같은 실수를 예방하기로 했다. 종은 울려야 할 때 울려야 종이듯, 비상벨도 울려야 비상벨이다. 아울러 스마트키 비상벨도 사용할 때는 꼭 사용하기로 했다. 다음에는 태평양 같은 주차장이라 해도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으리라.
다음에는 어디로 가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