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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窓) 안의 소녀

한국문인협회 로고 양승본

책 제목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봄호 2025년 3월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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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세월의 깊이만큼 태초의 고독을 온몸에 드리우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언제나 타는 가슴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내 젊음을 아프게 무너뜨린 유년의 겨울처럼 그 해의 겨울은 내내 가슴을 앓아야 했다.

내가 그 소녀를 처음 본 날은 11월의 마지막 남은 달력이 함박눈 때문에 고독의 매듭을 풀고 있을 때였다.

용인의 전셋집을 비워두고 수원의 전셋집으로 이사를 가는 트럭은 신갈 인터체인지 앞에서부터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나는 운전기사 옆에 앉아 소리를 잃어버린 눈발을 바라보고 있었다.

트럭이 달리는 도중에 빨간 표시의 신호등은 언제나 푸른 신호로 바뀌어졌다.

“한 번도 빨간 신호등에 안 걸리는 것을 보니 새로 이사 간 집에서의 생활이 순조롭기만 할 것 같습니다. 안 그래요? ”

운전기사의 말이었다.

나는 그 운전기사의 말이 그럴 듯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 그래요, 선생님? ”

말이 없는 나를 향해 그가 다시 동의를 구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는 자기 의견에 찬성하는 내 말에 기분 좋아하면서 차를 몰았다.

우리 집의 이사가 결정된 것은 오직 아버지의 의견이었다.

그가 리어카를 이용한 채소장사는 읍 소재지인 용인보다 사람이 많이 살고 있는 수원 같은 도시가 낫다고 하면서 갑자기 이사를 서둘렀던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 자신은 이사의 명백한 이유가 다른 데에 있었다.

용인 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약간의 공터가 있었다.

그곳은 아스팔트가 깔려 있었지만 모퉁이 몇 군데에는 아주머니들이 과일류, 김밥 등을 팔고 있었고 다른 모퉁이에서는 아저씨들이 리어카를 이용한 채소를 팔고 있었다.

특히 채소를 파는 리어카 군들의 자기 위치는 요지부동한 곳이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 요지부동한 자기의 위치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아버지는 감추려 했지만 소문은 내 귀에까지 들어온 것이다.

아버지가 그 귀중한 자기 장소를 넘겨주지 않으면 안 될 처지란 나의 어린 시절에 해당되는 아버지의 과거와 깊은 관계가 있었다.

원래 아버지는 서울에서 할아버지가 물려준 시계를 조립하는 회사를 가지고 있었다.

아버지의 사업은 번창했었다.

그러나 노름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그 많은 재산을 모두 날려버렸다.

빈 털털이가 된 다음에야 그는 절대로 노름만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 증거로 그는 화투를 칠 때 가장 결정적으로 사용하던 오른손의 엄지와 검지를 함께 노름을 하다가 망해버린 친구에게 부탁해서 잘라버렸다.

그리고 권씨라는 그 친구의 소개로 용인 읍에서 약 4㎞쯤 떨어진 범왕골이란 마을의 부잣집인 이씨네 행랑채를 빌려 살게 되었다.

아버지의 두 손가락을 잘라준 그 친구는 아버지와 같은 계열의 회사를 경영하고 있었는데 그 역시 노름에 미친 자였다.

아버지가 노름을 버리고 시골로 내려와 노동을 하고 있을 때 권씨도 거지꼴이 되어 아버지에게 왔다.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신세타령으로 주정을 늘어놓던 권씨는 아버지에게 자기의 손가락도 잘라야 정신을 차리게 되겠다며 상해를 간청했다.

술김에 오른손의 두 손가락을 내민 그에게 역시 술에 취한 아버지가 부엌칼을 들고 권씨의 오른손의 두 손가락을 술상 위에 올려놓고 내리쳤는데 그것이 비극이었다.

아버지가 손에 쥔 부엌칼은 빗나가 권씨의 오른 손등의 중앙을 내리치므로 손가락 다섯 개가 없어진 것은 물론 손의 반이 잘려나가 버린 것이다.

권씨의 비명과 함께 술상 위에는 피가 낭자했고 그 피는 쏟아진 술잔과 함께 방 안을 공포의 분위기로 몰아갔다.

“야! 이 개새끼야.”

권씨가 악을 썼고 순간 둘은 엉겨 붙어 밤새도록 치고받고 싸웠다.

권씨의 손에서 흐르는 피는 두 사람의 전신에 뿌려졌고 피투성이가 된 싸움은 날이 밝아서 끝이 났다.

그날 이후 권씨는 아버지와 헤어져 어디론가 가버렸는데 최근에 아버지에게 나타나 손 병신으로 해먹을 게 더 이상 없으니 생계대책을 세워달라고 매달린 것이었다.

결국 아버지는 다른 방법이 없으므로 자신의 그 리어카와 채소장사의 길목을 그에게 내주기로 작정하신 것이다.

아버지의 의견이 나올 때마다 어머니는 언제나 말이 없었다.

“어머니도 더 큰 시내가 나을 거예요.”

내 말에도 어머니는 말이 없었다.

체념이 생활에서 몸이 밴 어머니는 서울을 떠난 이후 말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행동했다.

그런 어머니가 막 이삿짐을 싸놓고는 내게만 말했다.

“차라리 잘됐다. 시골에서 노동을 하는 것보다 시내에서 파출부 같은 게 더 나을 꺼다.”

아버지가 시장에서 노름꾼으로, 노름꾼에서 채소장사로 바꾸어지듯이 어머니는 사모님에서 시골 장사꾼으로 다시 파출부로 그 운명이 바뀌어져 가고 있었다.

“내 나이 오십이 가까운데도 이렇게 함박눈이 내리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거든요.”

운전기사는 계속 대화를 이끌어 가고 있었다.

그의 말처럼 나도 함박눈이 내리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있었다.

함박눈은 줄을 이은 자동차 바퀴에 의해서 처절하도록 아스팔트 위에서 살해되고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왜 마스크를 하고 계신가요? ”

“…….”

“감기십니까? 아니면 추위 때문입니까? 아니면….”

나는 무심히 눈발을 바라보고 있는데 끝내 운전기사가 내 입을 열게 했다.

나는 그에게 궁금증을 풀어주겠다고 생각하면서 입을 열었다.

“세 살 때였어요. 그때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미 망해버렸기 때문에 어느 시골의 행랑채에 살고 있었어요.

그 행랑채 앞에 두엄이 있었는데 그 집의 선머슴이 그곳에서 불장난을 하다가 행랑채를 태우게 되었지요.

그 시간에 나는 잠이 들어 있었는데 어머니가 달려와 구했어요.

하지만 불행하게도 불붙은 서까래가 얼굴에 떨어져 순간적으로 화상을 입었어요.

시골이라 제대로 약을 쓰지 못했대요.

그래서 이처럼 코와 입언저리가 일그러져서 흉측한 얼굴이 되어 버렸어요.”

내가 마스크를 벗자 힐끔 쳐다본 기사는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그의 놀라는 표정 앞에서 28세의 내 젊음이 가련하게 생각되면서 초라해져 가고 있었다.

이 세상에서 단 한사람도 좋아 지낼 수 없는 내 몸 골이 마음의 공허 속에서 울고 있었다.

짐을 싣고 온 트럭이 전세방 앞에 멈추자마자 나는 뛰어내렸다.

그리고 막 고개를 들었을 때였다.

순간적으로 나는 넋을 잃고 있었다.

소녀의 모습 때문이었다.

그토록 아름다운 여자는 처음이었다.

그녀는 나의 마음을, 혼을 빼앗고 있었다.

그녀는 창가에 앉아 흩날리는 눈송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八자 모양으로 열려진 커튼의 중앙에 앉은 소녀의 모습은 하늘나라에서 내려온 선녀처럼 보였다.

커튼의 색깔은 분홍 빛깔이었다.

소녀는 커튼 빛깔과 같은 스웨터를 입고 앉아 있었다.

그녀의 집은 동남쪽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집 앞의 30평 남짓한 정원에는 낙엽수와 상록수들이 알맞게 심어져 있었다.

함박눈은 뜰에 있는 낙엽과 상록수 가지에 사뿐히 내려앉고 있었다.

뒤뜰에도 20여 평의 대지 위에 잔디가 깔려 있었는데 그 잔디 위에도 역시 앞의 정원처럼 낙엽송과 상록수들이 적당한 간격으로 심어져 있었다.

소녀는 뒤뜰이 바라다 보이는 창가에 앉은 채로 가끔 의자에 몸을 기대기도 했다.

자주색 융단으로 덮인 회전의자였다.

창틀 위에는 라디오를 겸한 소형 녹음기가 놓여 있었는데 때로는 눈을 감고 음악을 듣기도 했다.

버스를 타고 따라온 아버지와 어머니가 트럭 위의 짐을 방에다 다 들여놓을 때까지도 나는 창안의 소녀를 바보처럼 바라보고만 있었다.

나는 습관적으로 어떤 대상에 내 마음이 사로잡혀 있을 때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바보처럼 서 있었다.

나의 시가 ㅅ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될 때도 그랬다.

바보가 되어 소녀를 바라보듯 하늘이란 형상에 넋을 잃고 먼 하늘가를 바라본 끝에 상징을 끌어내서 작품을 썼었다.

그리고 그 작품이‘하늘’이란 것으로 형상화되어 당선의 명예를 가져왔었다.

그래서 눈치 빠른 어머니는 내가 멋있는 시상(詩想)이라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았는지 바보 같은 행동을 방관하고 있었다.

사실 어머니는 내가 온종일 집에 있으면서 시같지 않은 시를 쓴다 해도 아무런 간섭이 없었다.

그것은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내 일그러진 얼굴의 형상에 대한 보상으로 직업 없이 시 나부랭이나 쓴답시고 빈둥빈둥 지내는 나를 당연시하고 있었다.

다만 두 사람이 나에 대해 갖는 은근한 기대는 있었다.

나를 아는 주위의 사람들처럼 언젠가는 내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시인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 터였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벌써 틀린 것이었다.

나는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로 몇 개의 월간잡지에 서너 편의 시를 발표한 것 이외에는 집안에 틀어박혀 낙서나 하고 지내는 처지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나는 내 자신을 자학하고 있었다.

나의 낙서에는 버릇처럼‘고독’이니‘죽음’이니‘파멸’이니 하는 단어들이 불쑥불쑥 그 검은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우리가 수원까지 도착했을 때는 저녁때였다.

하루해를 마감하는 그 쓸쓸함이 내가 그 소녀에게 혼까지 빼앗길 정도였나 보았다.

제정신이 돌아온 것은 실내에 불을 켜면서 커튼이 소녀의 모습을 가려버린 후였다.

그때부터 소녀를 향한 나의 불타는 열정은 해가 지면 더욱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해가 뜨면 또 그리움처럼 애타게 부활하는 것이었다.

거의 날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나를 방에 내버려두고 채소장사로, 파출부로 나가고 있었다.

그럴 때면 나는 비좁은 단칸방의 창가에 서서 앞집의 소녀를 바라보곤 했다.

소녀를 발견하는 날부터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거의 죽어버렸던 나의 시들이 내 머릿속에서 밤이면 살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나는 며칠이 지나면서 소녀의 습관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언제나 새벽이 열리면 커튼을 열고 창가에 앉아 있었다.

반대로 어둠이 스며들면 커튼을 내리면서 그 모습을 감추곤 했다.

그래서 나는 늘 아침을 기다리게 되었다.

아침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밤이 너무 지루하다는 것을 알았다.

지루한 밤을 견디기 위해 시를 머릿속으로부터 하나하나 꺼내기 시작하여 나의 시들이 하나씩 머리를 들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의 시들은 밤마다 하나씩 하나씩 탄생되었다.

문단에 처음 등단할 때 나의 시는 무척 상징적이었는데 소녀를 본 이후부터는 열정적이면서 서정적인 시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만큼 나는 그 소녀와의 짝사랑을 나의 시와 관계 짓고 있었다.

세월의 흐름만큼 씌어진 시들이 늘어나면서 나는 그 시들을 노트에 옮기고 그 여백에다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언젠가 나의 시화(詩畵)들을 그 소녀에게 전해줄 수 있게 되고 또 그 시화들을 통해 내 진심이 전달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소녀의 생활이 규칙적이듯 겨울 내내 나의 생활도 규칙적이었다.

낮에는 나의 방 창가에 서서 온종일 앞집 창안의 소녀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한 번도 다리가 아프다거나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소녀의 집과 나의 방 사이에 놓여진 담은 보통보다 낮았기 때문에 한 번쯤은 소녀의 눈과 나의 눈이 마주칠 수도 있으련만 이상하게도 소녀의 초점은 자신의 집 뒤뜰을 벗어나지 않았다.

나는 그런 모습이 무척 안타까웠다.

언제나 어둠이 서둘러 자리를 뜨고 새벽빛이 밝은 태양을 맞이할 준비를 할 때면 언제나 나의 가슴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저녁이 되어 빛을 쫓아낸 어둠들이 자기네 세상을 만난 듯 집안의 구석구석까지 채워지면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이 진정되면서 소녀의 눈동자와 나의 눈동자가 한 번도 마주치지 못한 시간을 체념으로 받아들이곤 했다.

나는 집안에서도 얼굴의 전면을 거의 가리고 있는 마스크를 꼭 사용하고 있었다.

집 주인의 식구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경우가 있었고 그 식구들 중에서도 유치원에 다니는 남자아이와 화장실로 가는 마당에서 마주칠 때가 많았다.

그때마다 그 꼬마는 나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 어린이는 조간신문을 그의 아버지에게 갖다 주면서 아버지의 칭찬을 받는 것이 즐거운 일과가 되고 있었다.

그날도 대문에서 조간신문을 주워들고 오던 꼬마와 마주쳤을 때였다.

내가 그 꼬마에게 양해를 구하고 신문의 굵은 글자만을 훑어본 후 막 돌아서려 했을 때였다.

“선생님! 그렇게 추워요? 저는 장갑도 끼지 않았는데 선생님은 마스크를 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꼬마는 나의 얼굴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나는 나의 흉측한 모습을 그 어린 꼬마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그의 머리만 쓰다듬어 준 후 내 방으로 들어왔다.

어둠이 도둑처럼 소리를 재워놓고 슬금슬금 스며드는 시간이었다.

여느 때라면 소녀의 방에 커튼이 닫힐 시간이었고 그래서 나 역시 시에 열중할 시간인데 웬일인지 그날은 밤인데도 커튼이 열려 있고 그녀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그녀는 한동안 어둠을 응시하고 있었다.

어둠이 완전히 스며든 후에야 그녀의 방에 불이 켜졌다.

그런데 커튼은 열려 있었다.

하늘이 맑았고 별이 하나 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바람은 어둠 속에 잠들어 있었다.

다행이었다.

겨울의 맑은 날씨는 흐린 날보다 더 추운 경우가 많았기에 만약 바람까지 설쳐댄다면 체감온도는 더욱 추위를 느끼게 했을 것이다.

낮 동안의 버릇대로 나는 소녀를 바라보면서 창가에 서 있었다.

그때였다.

소녀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노랫소리는 하늘에서 들려오는 듯 은은하게 집 안을 감돌았다.

내가 듣기에는 이 세상의 어느 성악가도 그녀의 아름다운 노래를 흉내 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노래는 <솔베이지의 노래>였다.

“그 겨울이 지나 또 봄은 가고 그 여름날이 가면 또 세월이 간다∼ 아 그러나 그대는 내 님일세 내 님일세∼ 내 정성을 다하여 늘 고대하노라 늘 고대하노라∼ 아--아--아--아--아--아--아∼.”

그 노래는 1절로 끝났지만 내 가슴에 오랫동안 여운처럼 남아 있었다.

특히‘늘 고대하노라’에서 애절해진 음성은‘아--아--’를 일곱 번 하는 동안에 소녀는 울면서 부르는 것 같았다.

노래를 끝낸 그녀는 창밖에 어둠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앉은 채로 의자를 굴려 움직이며 창문을 닫았다.

나는 다시 방의 어둠 속에 벌렁 누웠다.

그녀의 노래를 듣던 순간부터 그날 밤에는 이상하게도 한 줄의 시도 쓸 수가 없었다.

오직 그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꾸만 그녀의 애절한 노래가 내 가슴 끝까지 스며들어와 오래오래 꿈틀거렸다.

불현듯 나는 소녀의 집안을 알고 싶었고 그녀에 관련된 모든 것이 알고 싶어졌다.

나야 직업이 없는 가난한 시인에 불과 하지만 왜 소녀는 외출도 안하고 창안에 앉아 온종일 뒤뜰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했다.

내 눈에는 그녀의 나이가 고작해야 19세 안팎으로 보였다.

학생이라면 학교에 다닐 것이고 고교를 졸업했다면 대학에 다닐 텐데 왜 외출이 없는지 갑자기 그녀에 대해 알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어났다.

집의 형태로 보아 상당한 부잣집임을 알 수 있었지만 자세한 내막은 알 수가 없었다.

이사 온 나로서는 동네에 아무도 아는 이가 없어 앞집에 관해서 물어볼 기회조차 없었다.

꼬마 하나와 식모아이를 둔 부부교사인 주인집과도 앞집에 대해 물어볼 만큼 지내는 입장이 안 되니 나의 궁금증은 시간이 흐를수록 커져갔다.

노래를 들은 날 밤 이후부터 나는 그 소녀에 대해 내 나름대로 알아보기로 하였다.

그것은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하나는 창가에 앉아있는 그녀와 나의 눈이 마주칠 수 있기를 기다려 나의 존재를 알려서 대화의 길을 모색해보는 것이다.

소리라도 쳐서 먼저 말을 걸 수도 있었지만 웬일인지 내게 그런 용기는 없었으므로 우연히 서로의 눈동자가 마주치기를 막연히 기다릴 뿐이었다.

다른 하나는 내가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 소녀의 창가에 가까이 가서 나의 시화노트를 전해주는 방법이었다.

노트를 주면서 말을 걸고 대화를 통해 그녀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그런 기회로 소녀와 가까워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녀를 사귀는 데까지는 접근하지 못했으나 그녀와 그녀의 집안사정을 그녀가 노래를 부르던 날 밤으로부터 약 5일쯤 지난 점심때 알게 되었다.

나는‘낙엽’이란 시를 쓰기 위해 모처럼 방을 나와 소녀네 집 뒤뜰에 흩날리고 있는 낙엽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낙엽은 하나같이 상처 난 것이었다.

일부는 눈에 덮여 썩어가고 있었고 일부는 겨울의 찬바람에 몸부림치며 우는 듯했다.

내 신세도 낙엽과 같은 것이라고 느껴졌다.

언젠가 낙엽처럼 내 생명의 파란 심장이 멈추고 쓸쓸히 썩어갈 것이라는 생각에 처량해졌다.

내 자신의 고독 때문에 몸부림치면서 새로운 시구를 창조해 내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주인집 식모 노릇을 하는 처녀가“선생님은 언제나 마스크를 하고 계시네요. 겨울 내내 감기와 친할 모양이죠? ”하고 말을 걸었다.

그녀의 출현과 동시에 나의 고독이 차가운 공간 속으로 달아나 버렸다.

밉지 않게 생긴 모습에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청바지 위로 까만 스웨터를 입은 그녀의 가슴은 풍만했고 그 가슴을 중심으로 탄력 있는 몸매가 내 신경을 자극하고 있었다.

눈웃음까지 살살 치면서 말을 계속했다.

“선생님은 시인이라면 서요? ”

“…….”

“저는 시는 쓸 줄 모르지만 읽는 것은 무척 좋아해요.”

그녀의 표정에서 나와 무척 가까워지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녀의 따스한 젊음이 햇살처럼 추운 겨울의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내가 마스크를 벗으면 깜짝 놀라서 도망을 치겠지’하는 생각을 하자 내 마음은 갑자기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더구나 이 세상의 어떤 여자도 내게 가까이 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이어지면서 내부 깊숙이 도사리고 있던 나의 고독들이 또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나는 마스크를 한 상태에서나마 그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었다.

“아가씨가 시를 좋아한다니 기쁘군요.”

“정말이세요? ”

“그럼요.”

나의 대답에 그녀가 까만 눈을 반짝거리며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나는 쑥스러워하는 마음으로 그녀의 눈을 피하면서 앞집의 소녀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때였다.

“선생님은 저 소녀를 짝사랑하고 있나 봐요.”

그녀가 눈을 흘기면서 뽀르통해졌다.

그리고 묻지도 않는 말을 했다.

“저 소녀는 불쌍한 여자예요.

같은 여자로서 동정이 가요.”

“왜요? ”

나는 처녀에게 감사하면서 궁금증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바싹 긴장하며 물었다.

“저도 자세히는 몰라요.

들은 이야기인데요.

저 소녀의 아버지가 서울에서 유명한 의학박사였대요.

부부가 미국에 갔다 오는 도중에 KAL기 격추사건으로 죽었다나 봐요.

본래 외동딸인데 갑자기 고아가 된 거죠.

남긴 재산은 많아 작은아버지가 뒷바라지하며 데리고 산대요.”

“그럼, 저 집은 소녀의 작은아버지 댁이군요.”

“그렇지요.”

“그런데 왜 저 소녀는 매일 외출도 없이 저토록 창가에 커튼을 열어놓고 앉아만 있지요? ”

“자세히는 모르지만 몸이 아픈가 봐요.

그리고 작은아버지네도 본래 자식이 없어 부부만 살고 있었대요.”

처녀가 몸이 아프다는 말에 소녀에 대한 건강이 걱정되었다.

창 안의 소녀에 대해 동정적으로 말하던 처녀는 내가 궁금증에 대한 열을 내자 입을 삐죽거리며 획 돌아섰다.

처녀가 부엌으로 들어간 후 나는 앞집의 소녀에게 가까이 가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꼈다.

그리고 그때까지 노트에 만들었던 시화집을 그녀에게 꼭 전해주고 싶었다.

나의 강한 욕망에 비례해서 나의 용기가 커지기 시작했다.

내 용기는 나를 그 집 앞으로 가서 초인종을 누르게 만들었다.

곧 인터폰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엘리자를 위하여>의 한 소절이었다.

“누구세요? ”

소녀의 목소리였다.

얼굴이 뜨거워지면서 가슴이 사뭇 방망이질을 했다.

“저….”

나는 너무 떨리고 긴장되어서 말문이 막혀버렸다.

“누구세요? ”

다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행히 용기를 재무장시켜 마음을 진정시켜 가면서 입을 열었다.

“저는 소녀의 뒷집에 세 들어 사는 민홍구입니다.”

“무슨 일이세요? ”

“저, 전해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서….”

“…….”

소녀의 다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온 세상이 잠든 것처럼 모든 소리들이 달아나 버렸다.

다시 내 가슴이 작은 참새처럼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삐-’하고 대문이 열렸다.

왠지 현관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어떤 성스러운 지역을 침범하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나의 용기는 흔들리고 있었다.

그래서 뒤뜰로 갔다.

몸에서 열이 발산되고 있어서 날씨는 겨울이었지만 내 몸은 뜨거운 여름이었다.

나는 진장된 마음으로 소녀의 창 앞에 섰다.

내 흉측한 얼굴이 보일까봐 마스크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뒤뜰의 잔디 위에는 낙엽이 깔려 있었다.

낙엽 밟는 소리에 소녀가 창밖으로 눈을 돌렸다.

나는 그녀의 창 가까이 갔다.

아!

나를 보는 소녀의 눈은 흑진주처럼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녀의 미소는 한 송이 향기로운 꽃이었다.

나는 그 아름다운 꽃을 순간적으로 바라보았을 뿐 더 이상 쳐다볼 용기가 없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나의 시화노트를 소녀가 앉아있는 창틀 위로 내밀었다.

“이것 선물로 드리고 싶어요.”

나는 소녀를 만나게 된 이유를 시화노트에 의지하면서 입을 열었다.

그러자 소녀는 창문을 열고 내가 내미는 시화노트 앞에서 자신의 손을 약간 더듬거렸다.

소녀도 마음이 떨려서 그 때문에 손이 떨리고 더듬거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내 마음은 더욱 떨리기 시작했다.

소녀가 나의 시화노트틀 받는 순간 그녀의 손끝과 나의 손끝이 슬쩍 스치면서 그 스치는 손끝으로부터 가슴속까지 찡해오면서 불길이 타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순간 내 전신을 향해 소녀의 감촉이 짜릿하게 스며들어 오면서 나를 황홀하게 했다.

다음 말을 찾아 대화를 이어보려고 했으나 나는 더 이상 할 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

대신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들고 소녀를 쳐다보았다.

소녀는 앉은 채로 내가 준 시화노트를 가슴에 안고 그 맑은 눈으로 나를 향해 웃고 있었다.

소녀가 나의 출현을 기쁘게 받아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자 시화노트를 핑계로 불현듯 다음 말이 생각나 겨우 입을 열었다.

“제가 손수 쓰고 그린 그림이에요.”

“하지만….”

소녀는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시화노트를 껴안은 채로 고개를 푹 숙이고 갑자기 흐느끼는 것이었다.

내 말과 행동 때문에 그녀가 슬퍼한다면 그 원인이야 어디에 있든 지간에 내게는 괴로운 일이었다.

나는 불현듯 죄인이 된 마음으로 소녀의 곁을 물러 나왔다.

내가 다시 나의 방으로 와서 소녀의 창가를 보았을 때 그녀는 의자에 앉은 채 열린 커튼 사이로 창문을 닫고 있었다.

멀리서 보아도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소녀를 울게 했다는 죄책감과 소녀의 손끝이 내게 스쳤다는 황홀감의 소용돌이 속에서 모든 일손을 놓고 있었다.

밤에는 한 잠도 잠을 못 이루었다.

나의 행동이 잘 한 것인지 아니면 실수를 한 것인지 내 자신조차도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새벽에 눈을 떴다.

나는 늘 아버지와 어머니가 일을 하기 위해 나갈 때마다 함께 식사를 했으나 그날만은 식사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왠지 흥분된 상태가 계속 되어서 첫 숟갈을 떴으나 평상시처럼 목을 넘기기가 어려웠다.

태양이 그 찬란한 얼굴을 대지위로 내밀자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앞집의 어른들도 일터로 나갔다.

나의 흑백 TV에서는 오늘의 날씨가 예년에 비해서 따뜻하다고 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으며 겨울 날씨답지 않게 햇볕이 따사롭게 느껴졌다.

소녀의 창문을 보니 벌써 그 연분홍 커튼은 八자 모양으로 열려져 있었고 그녀는 그 중앙의 위치에 앉아 있었다.

역시 자주색의 융단으로 된 회전용 그 의자였다.

나는 방밖으로 나와서 낮은 담에 기대어 소녀를 바라보면서 하모니카를 불었다.

‘시’음이 떨어져 나간 고물 하모니카인데 그나마 보물처럼 아끼는 것이었다.

소녀가 부르던 그 노래를 생각하며 내 쪽에서도 그에 답변할 수 있는 나의 상징을 보내고 싶었다.

그 상징을 통해 나의 고독과 그 고독 속에서 피어나는 내 사랑의 뜨거움을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헌 장롱 속에 쉬고 있는 하모니카였다.

어떤 노래 곡을 택할까 한동안 근심했으나 나는 하모니카의 소리를 이용해서 내가 소녀와 가까이 지내고 싶었으며 그리워하고 있다는 심정만을 전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전에 소녀가 부르던‘솔베이지의 노래’곡을 택했다.

내가 제 1절을 부르고 막 제2절을 시작했을 때였다.

소녀가 나의 하모니카에 맞추어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었다.

‘아, 소녀는 나의 마음을 알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내 마음은 날을 것 같았다.

나는 곡이 끝나자 자신감으로 충만된 마음을 안고 곧바로 담을 넘어 소녀네 뒤뜰로 들어섰다.

전날처럼 낙엽 밟는 소리에 나를 쳐다보던 소녀가 그 아름다운 얼굴 가득히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 창문을 열었다.

소녀의 모습은 더욱 밝아 보이고 순수하게 보였다.

“뒷집의 민홍구예요.”

“알고 있어요.

어제 시화노트를 주신 분이죠? ”

“네!

읽어 보셨어요? ”

대답대신 한동안 창밖 허공을 바라보았다.

얼마쯤 지났을까!

나는 숨이 막힐 것 같은 안타까움 속에서 서있기만 했다.

갑자기 그녀가 전날처럼 고개를 숙이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렸다.

소녀의 두 어깨가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 어깨 아래로 그녀가 이제까지 살아온 인생의 연륜만큼이나 그녀의 몸과 마음에 웅크리고 있던 한과 고독들이 몸부림치고 있음을 느꼈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을 때 그 눈은 외롭게 젖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애원하듯 말했다.

“제가 소녀를 괴롭혔다면 용서를 빌겠습니다.”

“아니에요.

지금 불었던 하모니카의 곡이 너무도 좋았기에 저도 모르게 그 곡을 따라 노래를 불렀어요.

하지만 그보다도 홍구 씨가 준 시화노트가 더 아름다울 거예요.”

“아름다울 꺼라니요?

그럼 아직… 읽지 않으셨군요.”

“…….”

“홍구 씨!

저를 자세히 보세요.

저의 눈을요.”

“아름다운데요.

맑고 흑진주처럼 빛을 발하고 있어요.

이 세상에 살아 있는 사람들의 눈 중에서 소녀의 눈이 가장 아름답게 보여요.”

“…….”

말없는 소녀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루루 뺨 위로 흘러내렸다.

“왜 그러세요?

혹시 제가 실수라도….”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녀의 두 눈에 이슬처럼 매달린 눈물방울이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내가 그녀의 눈물의 의미를 확인하려는 듯 더 가까이 갔을 때 내 아픈 가슴을 지워버린 것은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였다.

그 눈동자는 진정 아름다움의 극치로 보였다.

나는 그때까지 그 소녀처럼 아름다운 얼굴을 본적이 없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서 왜 눈물이 나와야 했는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을 때야 나는 눈물의 의미를 깨달을 수가 있었다.

“홍구 씨!

목소리가 아름답군요.

홍구 씨의 모습도 무척 아름다울 것 같아요.

그렇죠? ”

“아니, 그럼? ”

나의 가슴이 섬뜩했던 것은 순간이었을 뿐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어린애처럼 엉엉 울어버리고 싶었다.

한동안 멍한 상태에서 시간을 보낸 뒤에 나는 마음을 가다듬어 소녀의 눈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내 얼굴 쪽으로 방향만 조정되어 있을 뿐 정확한 초점을 잃고 있었다.

그때까지 그녀의 아름다움으로 황홀감에 젖어 있었던 내게는 그 초점 잃은 눈동자를 꿈에도 생각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누가 보아도 정상인의 눈으로 보였다.

“교통사고로 시신경(視神經)을 잃었어요.

겉보기에는 정상인과 꼭 같아서 모르실 거예요.

부모님은 KAL기사건 때 돌아가셨고, 저는 자동차 사고로 이렇게….”

“…….”

“참 인사가 늦었어요.

제 이름은 강선미예요.”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때까지도 내가 준 시화노트를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들어오세요.”

그녀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그 고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너무 순수하고 아름다운 데다가 거룩해 보이기까지 한 그녀의 방 안에 들어설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창밖에 선 채로 창안에 앉아있는 소녀에게 말했다.

“선미 씨!

이제 제가 드린 시화노트를 주세요.

제가 읽어드릴께요.”

“정말이에요? ”

“네!

선미 씨 앞에서는 죽을 때까지라도 읽어드리고 싶어요.”

“저같이 못생긴 바보를….”

“못생겼다니요?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워요.

정말이에요.”

타오르는 내 진심의 불길을 전해주기 위해서 나는 애절하고도 안타까운 심정으로 외치듯 말하고 있었다.

“아니에요.

홍구 씨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요.”

“아니에요.

저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추한….”

“됐어요.

홍구 씨가 어떤 말을 해도 제게는 홍구 씨가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생각돼요.

어서 시를 읽어주세요.”

그녀가 창틀 위로 시화노트를 내밀었다.

나는 그녀가 내민 시화노트를 받는 대신에 그녀의 두 손을 꼬옥 쥐어주었다.

손이 따스했다.

보드라웠다.

순간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으로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행복했다.

그리고 감격에 젖어 있었다.

“읽어드릴께요.

그림도 설명해 드리고요.”

“그래요.

홍구 씨가 읽어주시고 설명해 주시면 제 마음의 눈을 통해 홍구 씨의 아름다운 몸과 마음의 세계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의 눈에서 두 줄기 눈물이 주루루 흘러내리더니 소녀의 손등에 떨어졌다.

나와 소녀는 손과 손을 꼭 붙들은 채 영원으로 가는 사랑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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