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봄호 2025년 3월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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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비켜선 하늘 모서리
한쪽 얼굴을 가린 상현달이
나머지 한쪽으로
밤의 모퉁이를 끌어오고 있다
감춰진 마음은 늘 어둠의 몫이었던가
환하게 밝은 한쪽의 얼굴로도
흔들림 없이 밤새 어둠을 건너가는 달
순한 달빛의 유혹 때문에
밤마다 꽃이 떨어지는 저 고요를
못 본 척하기 위해 달의 반은 어둠으로 짙다
강물 위 붉은 저녁으로 번지던 복사꽃
누구든 저물면 저토록 찬란한 꽃 하나 떨군다는 걸
강물이 어둔 산속으로 몸을 깃들이는 걸 보고 알았다
하루가 산을 열고 강물로 흘러가는 아침이 오면
다시 타오르는 저 복사꽃 붉은 해
너무 환해 화들짝 놀란 봄날을 피워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