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봄호 2025년 3월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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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아파트는 적소(謫所)다
이웃은 벽으로 막혀
말이 트이지 않는다
복도 센서등은 발길 사라지면
어둠을 켠다
발자국은 그림자도 남기지 않는다
까마귀가 음식 수거용 통을 뒤진다
심한 악취가 입맛을 당기자
허기진 눈동자에 광채가 인다
저녁이 냄새로 썩어 가자
충혈된 동공은 실핏줄에 점령된다
내다 버린 음식물로 배를 채우고
달빛 물고 둥지로 날아간다
까마귀 어둠 머금은 허공은
소리 없는 바람을 부르고
날개가 바닥을 드러낸 밤은
초승달 빛에 누에잠을 잔다
가슴 찌르던 상흔이 달빛에 얼룩진다
유배지 상처를 도려내고 새살을 심는다
새로운 지층이 쌓이는
독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