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봄호 2025년 3월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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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옛날 섬돌을 디디고
거처에 드나들었다
넓적한 돌 하나에 새겨진 삶의 흔적들,
낯익었던 것들은 세월 따라 흩어져
이젠 그리움이 되었다
발끝에 남겨진 어린 날의 웃음소리,
낮은 섬돌 아래 피어난 들꽃,
저녁노을 속에 들려오던 어머니의 부름
누구나 디디던 그 디딤돌 위에
묻어난 발자국들, 삶이 무겁게 눌러도
결단코 깨지지 않았던 단단한 시간들
지금은 사라져 버린 그 섬돌에
그 아래 머물던 모든 기억
돌 하나에 품었던 이야기가
바람처럼 가슴을 스친다
이젠 거의 사라졌지만
여전히 그것은 내 마음속에 남아
다시 한번 디디길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