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봄호 2025년 3월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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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을 유괴한 봄꽃
아찔한 봄꽃향기에 취해 비틀거리는
봄빛과 봄바람은
모두 수컷들
경국지색에 반해
나라를 말아먹게 하고
다시
요염하게 환생한 진달래꽃
꽃들 앞다투어
바람 봄빛 유괴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이 봄 다 말아먹겠네
황홀한 몸짓으로 회유해 놓고
휙 지나가버리는
저,
얄랑이는 분홍스런 말에 유혹된
나의 눈도
허송세월에 유괴 당했네
나무 속에 숨겨 놓은 동심원 한 켤레 찾지 못하고
봄은 정전되고 말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