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봄호 2025년 3월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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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잣집 좁은 골목을 지나
끝에서 세 번째 집에서
세 계절 겨울을 보냈다
겨울의 집에서 건너다 본
주황색 대문 집에
단발머리 소녀가 살았다
어쩌다 마주치면
수줍은 듯 머리를 매만지면서
고개를 약간 숙이고
수정처럼 빛나는 눈
하얀 이를 살짝 보여줄 때마다
심장으로 우박이 쏟아졌다
흙먼지 길을 달려온
십오인승 빨간 합승 차에
등굣길 소녀가 타고 가는 것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지금은 마음속 사진첩에서
한장 한장씩 보는 얼굴
단발머리 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