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봄호 2025년 3월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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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자그마한 채마밭에
아스파라거스빈 줄콩을 심었다
지난해 수확이 많았던 기억으로
물 주고 거름 주고 날마다 사랑을 심었다
상추 고추 오이도 풍작이다
토마토는 고향집 텃밭에서 따먹던 맛
작은 밭에는 키재기라도 하듯
꽃 피우며 왕성하게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 갔다
칡넝쿨같이 힘차게 자라던 줄콩
매어 놓은 줄을 따라 한껏 뻗어 오를 때
듣도 보도 못한 러브버그의 공격을 받았다
유독 줄콩 줄기를 포승하더니
그만 시름시름 앓다가 줄콩은 죽어갔다
텃밭 주위엔 하늘을 덮을 듯
쌍쌍이 붙어 날며 어디든 달려들었다
나비도 잠자리도 아닌 시커먼 털파리 같은
혐오스런 벌레, 사랑도 유난스럽지
고추잠자리도 아닌 것이,
태국에서 같이 건너온 가지, 허브는 무사했다
lovebug란 충으로 피해가 많다고
TV 저녁뉴스에서 계속 흘러 나왔다
땀 흘려 농사짓는 농부들의 아파하는 심정을 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