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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앉은 생각

한국문인협회 로고 조양호

책 제목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봄호 2025년 3월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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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걸린 외로움이 비를 듣는다

비는 허공을 헹궈 창문을 적시고

기억은 젖은 종잇장처럼

번지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잊혀진 이름들이 창틈으로 스며든다

마치 벗어둔 외출처럼

나뭇잎 끝에 걸려 있던 햇살이

내 그림자를 놓아 버리듯이

 

외로움도 벗이 될 수 있을까

불빛이 문을 열면

사라진 것들이 바람처럼 돌아와

낡은 재킷처럼 어깨를 감싼다

 

별빛이 밤을 침투하면

아직 쓰지 못한 이야기들이

서랍 속 접힌 종이처럼 기다린다

 

그리고 나는

그 한 모퉁이를 펼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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