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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라는 말은 잡식성일까요

한국문인협회 로고 최애란

책 제목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봄호 2025년 3월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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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을 문 뚱카롱 슬리퍼 두 짝

몇 발짝 못 가

노랑 장화가 모로 엎질러지는데요

장맛비에 주저앉은 약속

뒤끝 있는 장화는

굽히지 않는 빗물 대신

눈물 한 덩이 굽혀

기어코 언덕을 올라가는데

좀 봐 달라는 당부인 듯

빈속 내보이는 임대 점포 지나

침묵으로 답하는 눈길 지나

오후 여섯 시를 몰고 가는

남색 오토바이 지나

장화 신은 먹구름이 꽃구름을 물었네요

꽃구름 속에 숨은 마카롱

자몽통통, 슈가탕탕

통통과 탕탕 사이 말차브라우니

앞니 빠진 틈새로

풀 죽은 풀밭이 드나들고

달콤한 바람이 지나가는데

어제 지나

노을에 뒷등을 굽고 싶은

오후 여섯 시 오십칠 분

잘 구워진 구름 한 다발 사 들고

또 다른 어제 혹은 노을을 지나

광고의 제목 광고의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