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봄호 2025년 3월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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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복이 쌓인 눈 위로
설날 아침,
또 눈이 온다
일상은 어제와 똑같은데
먼 여행을 떠나듯
이런저런 설렘이
마음을 오고 간다
눈길을 뚫고 오는 딸을 기다리며
잘 청소된 거실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1)의
「나의 조국(Ma vlast)」2) 중 블타바3)의 선율이
더욱 아름답게 춤을 춘다
나의 조국,
봄이 지척에 있는
나의 조국이여,
두 강줄기가 만나
한 몸으로 잔잔히 흐르는
블타바 강물처럼,
기쁨의 선율로 춤추던
‘프라하의 봄’처럼,
사납고 어수선한 욕심 녹여내고
사랑이 강물처럼 흐르는
그날이 어서 오기를,
간절한 기도로 하늘에 올린다.
1)베드르지흐 스메타나(1824~1884): 체코의 작곡가.
2)「나의 조국(Ma vlast)」: 스메타나의 대표작, 6악장으로 구성된 교향시
3)블타바(독일어;몰다우): 6악장 중 2악장-프라하의 블타바강을 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