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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인간 명품인생

한국문인협회 로고 김난숙(양천)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3월 6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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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 대세를 이루는 세상.

지하도 안 기둥 아래서 자리도 편하게 잡은 채 번쩍번쩍 빛나는 도금된 가짜 금제품인 목걸이와 팔찌를 펼쳐 놓고 파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 물건들이 가짜임을 알고도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물건을 만지작거리는 사람.

그것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미소 지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가짜 물건을 파는 사람이나 앞에 앉아서 물건을 만지작거리는 사람이나 둘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치된 그 마음을 일그러진 욕망이나 탐욕이라 할지, 천진무구함이 깃든 동심으로 보아야 할지….

요즈음이야 명품도 가짜가 대세를 이루기는 하지만, 아주 노골적으로 마치 흥부네 박 속에서 막 튀어 나온 금은보화처럼 한 무더기를 펼쳐 놓고 파는 사람.

그 용기가 가상하다 못해 측은지심마저 든다.

그러나 그런 생각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같은 가짜라도 명품이나 일반 좌판에 펼쳐 놓고 파는 도금된 제품의 가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그러나 역시 순도가 가짜라는 사실이 공통점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 역시 그럴듯한 명품으로 포장된 채 활보하고 다니는 것을 보게 된다.

속담에‘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못 입은 거지는 얻어먹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외모를 잘 꾸미고 다니는 차림새를 중요시한다는 의미가 깃든 뜻이라고 생각해 보면, 때론 포장의 중요성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겉으로 완벽히 포장된 모습이라 할지라도 내면에서 풍겨 나오는 느낌으로 그 사람이 명품인지 가품인지를 식별하게 된다.

순간에서 나오는 행동, 무심코 던지는 한마디.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람처럼 잠시 스쳐 지나갈 때 느끼는 일명(Feel)으로서 대부분이 파악됨을 느낀다.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쯤으로 기억되는데, 자수성가하여 재물을 많이 소유한 독지가가 한국과학기술원에 재산 거의 대부분을 기부한 일을 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

물론 처와 자식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딸을 잘 키웠는데, 출가할 나이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보내기 아깝다고 해서, 떠나보내기 싫다고 마냥 데리고 살 수는 없질 않겠는가.

그에 걸맞는 상대가 있으면, 미련 없이 떠나 보내야 되듯이 재물 역시 그것을 받을 만한 그릇이 나왔다면, 역시 보내야 함이 옳지 않겠는가!’하던 그의 말은 세월이 근 20년이 가까이 오고 있는 지금에서도 그때 기사 내용을 다시금 반추하게 된다.

또한 신문에서 소개되어 한동안 사람들 입에 회자되었던 노량진 젓갈시장 할머니의 기사 내용도 떠오른다.

그렇게 힘들게 벌어 가진 것 불우 학생들에게 기부한 행동을 바라보는 눈 역시 제각각이었다.

그러나 그런 행동을 한 그녀의 환희에 찬 마음은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오로지 본인만이 느끼게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들을 통해 진정한 명품 인생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TV를 켜면 국회의 상황이 자주 비추게 되는데, 화면 속 국회의원들의 번드레하게 니스로 칠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의 말솜씨에는 혀를 내두르게 된다.

현란한 말솜씨는 마치 그들 자신이 명품 인간이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졌음을 느끼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화면에 그 누군가의 얼굴이 비치면 그가 진짜를 가장한 가짜 명품 인간임을 식별하고 있다는 것을, 정작 자신만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진정한 명품이란 어떤 것일까!

얼굴에 화장만 멋지게 하고 명품으로만 치장했다고 해서 그것이 과연 명품 인간일까.

아!

저기 명품 인간 걸어가신다.

명품으로 치장한 어깨는 쫙 펴고 뒷모습은 찰랑찰랑 나비가 춤추듯.

앞모습 궁금해 달려가서 눈길 마주치니 눈매가 매섭다.

얼굴에는 독기를 품고, 눈에서는 파란 불이 나올 듯해 접근 금지라는 용어가 스쳐 가는데 문득 지하도 안 기둥 밑 좌판에 가짜 금제품을 쏟아 놓고, 호객했던 장사꾼의 모습과 그때의 광경이 떠오름은 어쩐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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