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6월 6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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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다 옛말 아는 이 몇 없지만
길섶에 이리저리 죽기 살기 태어나
뜯기며 발로 차이며
어린 시절 보냈다지
입 하나 덜어내자 시집 보낸 딸 아이
첫날밤 붉은 눈물 꽃 그림 그렸다네
그리움 부목 삼아서
첫사랑을 잊었다지
소금물에 데치고 삶기며 그리 살아
혈관을 씻는다길래 내어준 육신보시
마음이 광대를 닮아
돋는 자리 돋는다지
한평생을 기도로 그려내는 춤사위
바람에 흔들리다 신명에 흔들리다
끝내는 빌딩 숲 사이
숨 거두고 떠났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