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3월 6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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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간직한다는 것
쉽지 않다
첫사랑 이야기도 묻어두면 내 것이지만
발설하면 그 감정은 사라져버린다
헤프게 말하지 말자
혼자 가질 것이 없어진다
이사를 할 때마다 가지고 가는 작은 돌멩이가 있다
여행을 할 때는 창가에 앉는다
나라 걱정은 안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된다
꽃이 피면 마음이 설레고
바람이 불면 따라 가고 싶다
햇빛은 내가 먹는 보약
산속 양지에서 옷을 반쯤 벗고 혼자 앉아 있다는 것
들꽃과 바람이 전하는 말소리가 들린다는 것
시를 쓴다는 것
시와 길동무하여 같이 살아간다는 것
어느 날 월간문학에서 원고 청탁이 왔다는 것
모두가 내게 온 작은 비밀들
때로는 참을 수 없는 감정까지도
발설하지 말고 가지고 살면
좋은 울림으로 돌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
사소한 비밀들이 나를 지키고
사는 것을 즐겁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