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3월 6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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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 맞으며 분홍빛으로 물든 어린 봄
시간을 잊은 채 갯벌에 뒹굴던 파란 여름
가을 들판에서는 마음이 온통 햇살이었다
함박눈 내리는 깊은 밤
적막의 소리를 듣고 하얀 고요를 만났다
손가락 하나로 문을 여는 휴대전화 속 세상
스침이 주는 얇은 설렘조차 없다
메마른 언어가 무리 지어 다니며
환한 낯빛과 따뜻한 언어를 내치고 있다
그믐밤은 문명의 빛이 덮은 지 오래,
밤이 주는 침묵의 빛이 그리워
텃밭의 식물은 불면증에 시달린다
오래된 나이는 숫자 확인하듯
지하철 계단을 또박또박 오르내린다
전화기로 문자까지 보내면서
후다닥후다닥 오르내리는
푸른 발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