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6월 6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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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막걸릿집에 앉아
낭만을 마시고
도란도란 사랑이 익어 가는
밀담을 나누며
노릿하게 잘 구워진
파전 한 점에
버얼겋게 달아오른
미소들이
행복을 가져다 주건만
마주 앉은 부부가
걸치는 한 잔 속엔
원망과 미움만 가득하여
취기가 오를수록
서로의 허물만 물어 뜯으며
피를 토한다
등을 돌려 바라보는
각자의 이상은
가깝지만 머어언
동쪽과 서쪽
한 사람은 해가
뜨기만을 기다리고
한 사람은 해가
지기만을 기다리는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그림들을 묘사하여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