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6월 6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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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열면 마리오게임을 하듯
톡톡, 쏟아지는 말들
혀의 안쪽 어둡고 깊숙한 곳에
사막이 살고 있다
불모의 땅 조슈아의 잎보다
더 뾰족한 혀들이 모여 사는 동굴
건기가 되면 닫힌 문이 열리고
전갈들이 꼬리를 들고 사냥을 나선다
평화롭던 허공,
뿌리를 잃어버린 혀들이 날치처럼 날아 오른다
반사처럼 부서지는 섬광들의 끝
바스락 바스락
마른 잎 부서져 내리는 소리
하나의 입이 사라진다
그 너머로 사라지는 또 하나의 입
입술을 오므린 채 사라진 입들
아, 입이 없는 입들
입술이 마를 땐
꾹꾹 젖은 기도를 삼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