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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쉬운 아주 아름다운

한국문인협회 로고 김솔씨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2월 6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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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안에 그림 그리기

물감도 붓도 없이 눈 살포시 감고

심상(心象)의 언덕에 이젤을 세워 놓으면

초대 화폭마다 아름다운 갤러리

 

그 마을에 보고싶은 내 어머니 사시네

지구별에서 가장 고운 미소 위에

한 번도 못 써보신 분홍색 칠해 드리고

붓끝보다 섬세한 반달 손톱에

봉숭아 꽃송이 매어 드리면 까르르

그리운 모습 발그레 물드는 안방의 온도

<만종>의 기도 닮은 엄마 손 잡고

들길 나들이 한 번 나서 봐야지

살랑대는 잎들과 지각한 참새 가족과

시절 잃은 허수아비 허무와도 더러는 동무하면서

 

오호! 내 마음에 망망 바다 상념의 바다 있다오

푸르른 창공에

하염없이 오가는 구름 떼 바람의 여정

서글퍼진 날엔 화원에 앉아 꽃마을 이야기를

 

터질 듯 기쁜 날이면 이슬비 뽀오얀 창가에

아라비카 커피향 모락모락 띄워서

바다 너머‘짚시의 노래’에 함뿍 젖어 좋을레

 

어딜까 문득 꿈결같은 데자뷔

산모롱이 오두막 아늑한 저녁

굴뚝 연기 조용조용 어둠으로 스러져가면

별빛바라기로 내걸린

호롱불 심지 더 돋워 놓으리

 

오늘은 태백산 추전역

탄광촌 세월 속으로 하이얀 눈이 쌓여요

짙푸른 여름이 오고 또 비가 내리면

한 우산 둘이서 가는

강나룻길 속삭임도 그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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