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6월 6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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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아무리 어여쁘다 한들
웃음꽃만 하랴
광명학당
연필과 지우개가
고통을 호소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며 우리글을 배우는
늦깎이 학생들
이들과 함께
뼈를 깎는 고통을 함께 겪는 연필
살을 에는 아픔을 고스란히 체험하는 지우개
받아쓰기 시간은 아예 책을 펴놓고
눈이 침침하다는 핑계로
웃음이 만발하다
연필 탓하며 지우개로 팍팍 지우니
책상 위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작아지는 지우개의 모습에서
늦깎이 학생들을 보는 것 같다
어느덧 학생들 웃음꽃 만발한데
연필과 지우개 한 집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