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6월 6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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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확 속에
연꽃 한 송이 박혀있다
어느 석공의 해탈이
저처럼 우아한 연꽃을 꺼냈을까
올려다보는 꽃을
한참이나 들여다보다가
하필이면 돌절구에,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차가운 빗방울이 후둑후둑 떨어진다
얼음 같은 시간이 밀려가고
드디어 연(蓮)의 시간
칙칙한 먼지가 걷히고 돌확에 흠뻑
피어나는 염화미소
그 연의 미소에
한동안 마음을 빼앗긴다
돌보다 암담했던 지난날들 속에서
나의 미소를 찾기 위해 애쓰던
내 생의 물방울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