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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겨울호 2024년 12월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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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로 버스정류장 옆
이발소의 사각거리는 가위질 소리 
연탄 화로 위 엉덩이가 새까만
입 비틀어진 양은 주전자에서 뿜어내는 하품 소리 
연실에 매달려 뒤뚱대며 하늘로 오르던
연꼬리 춤에 해 지는 줄 몰랐던 그날 
자정을 넘기며 마시던 막걸릿잔 뒤로 
모락모락 모깃불의 토닥거리는 냄새 
지금도 가만히 귀 기울이면
들려올 것 같은 고향의 기억
그런 것들이 지금도 내 가슴속에 꽂혀 
찢기지 않은 깃발로 나부끼는 울부짖음

너는 내 가슴속 바다에 꽂힌 깃발 
태풍에도 뜯김 없이 펄럭이다가
설탕에 유인당한 벌의 널름거리던 혀같이 
고통을 수반한다는 것을 모르고
맺은 잊을 수 없는 인연으로
목마름을 달래는 물 한 모금 핥아 먹었다고 
개가 사람처럼 말할 수 없듯이
분명히 어디선가 들었던 소리로 나부끼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가슴속에
네가 꽂혀 펄럭이고 있구나

그리움이 어디서부터 오느냐고 묻지 마 
마음의 상처 달래려
산 넘어 내 고향 언덕에 두고 온 그리움
젖은 시름 이전이 즐거웠던 생각들만 기억할래 
그래서 찾아드는 가슴속에 숨겨진 아름다운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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