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겨울호 2024년 12월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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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초여름
2학년 1학기 <시창작과 비평문 쓰기> 수행평가 시간
끝나기 3분 전까지도 백지 답안지였던
2학년 3반 축구부 진욱이
“백지 답안 낸 학생은 내일이나 모레
남을 수 있어요.”
선생님 말에
‘여름’이란 제목으로
소낙비처럼 쓴 짧은 시 한 편
‘여름이 다가온다/ 꽃이 화들짝 핀다’
내일과 모레가 너에게는
꽃이구나
축구가 너에게는
꽃이구나
언제나 백지였던 내 마음에
개망초꽃처럼
화들짝 핀
너는 꽃이었구나
길가
빈터에 오롯이 핀
너도 결국 꽃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