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겨울호 2024년 12월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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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도
물색 고운 연둣빛일 때가 있었다
미간의 주름 같던 낮달이 편편해지는
어둠의 시간으로
산 그림자 내려왔다 간 사이
달빛이 유유자적 거닐다 간 사이
바람의 기둥 사이사이에 기대어
눈빛 자작자작 볼 붉히던 나무
순정도 병이라면 병
미처 거두지 못한 햇살 고이고 고이면
파도처럼 밀려드는 그리움 잊지 말아야지
한 몸처럼 다정했던
순긋한 빗방울의 손끝 잊지 말아야지
가을의 변방에서
붉은 향기로 만화방창을 꿈꾸는
대추나무의 숨 고르기가 왁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