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겨울호 2024년 12월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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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에게 버려진 네 어미가
과수원 농막 주변 행려 견으로 지내다
뱃속에 너희 품고 안절부절 혀 내밀 때
이웃에 착한 농부 만나
안락한 독채 선풍기 바람 쏘이며 다섯을 낳아
미역국 먹고 무럭무럭 키운 세 놈 분양하고
둘은 남아 아예 그 집 눌러 살고 있지
세상 나온 지 5개월 가끔 목줄 풀고
우리 집 닭 몰이에 기운 넘치는 누렁이 두 놈
네 혈기 내 미움을 사고
쫓아도 당당히 고개 쳐들며
천방지축 쏘다니는 용기 기특하였지
여러 날 눈은 쌓이고
한해 지기 전 농막에 들었더니
방문 앞에 개 짖는 소리
누렁이 두 놈 내 행보를 좇아
컹컹 짖고 또 짖고 돌아서 가네
너의 업이 짖는 일이라 하여도
방문까지 와 낯설게 짖는 이유 무엇일까
오며가며 얼굴 익힌 인연 이으려는가
날 따라와 짖는 속내 궁금하여
구름 보며 며칠째 해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