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겨울호 2024년 12월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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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만나고 싶은 사람
드레스처럼 흘러내리는 촛불 아래에서
이 가을만큼은 그대의 계절이고 싶다
광시곡에 묻혀
삶이란 흔한 물음에 온몸 떨며
나약함에 흔들려야 했던 일들
낙엽, 물들여 내릴 때
현악의 무딘 음에 눈시울 붉히며
릴케의 사랑 편지 읽어 온 날들
바삭이는 잎이
추한 모습으로 쌓여 가던 날
나그네 바쁜 걸음 예까지 왔나보다
홀로 보아 고운 석류 향
눈물겹도록 영글어갈 때
그대의 여린 숨결 들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