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겨울호 2024년 12월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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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깔린 밤하늘에 대롱거리는 동심
춤추고 노래 불러도 보는 이 없어
무수히 반짝이는 은하를 뒤에 두고
눈부신 포물선을 제멋으로 그리며
눈가에 서성이는 그리움을 남긴다
고요한 밤이 오면 별빛에 멍석 펴고
화롯가 구수한 군고구마 다 태워도
할머니는 모깃불에 무서운 얘기 올려
소름 끼치는 전설 같은 보따리 풀 때면
삼베 이불 뒤덮어 쓴 오줌통이 터진다
떠나온 고향 생각에 외로움 달래며
오순도순 정답게 지내온 우정 남기고
허무하게 사라져 가는 기다림 앞에
못다 한 얘기들이 바람에 흔들거려도
만날 수 없는 그 옛날이 그립기만 하다
위선과 이기심들의 과장된 수법으로
항간에 떠도는 허튼소리 듣기 싫어
영롱히 빛나는 별빛 길을 걷노라면
시골 잔칫집처럼 흥겹게 춤을 추듯
초승달 사이로 쏜살같이 달려오는 별똥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