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월 6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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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진을 시작한 지 45년의 세월이 흘렀다. 드론을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회원들이 소형 버스에 타고 정동진과 진부령 일대를 촬영하러 가기로 했다. 2020년 12월 15일 새벽 2시에 두물머리에서 출발하여 새벽 4시에 정동진에 도착했다. 날씨가 너무나도 추워서 차 안에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동녘 하늘이 훤해질 때 밖에 나가니 바닷가엔 벌써 부지런한 사진가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우리도 그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삼각대를 세웠다.
젊은 날에는 연말 해넘이를 찍고 새해 해돋이를 찍기 위해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에서 일몰을 찍고 그 밤에 당진 왜목마을로 달려가서 일출을 찍기도 했다. 너무 추워서 덜덜 떨면서 이를 악물고 추위를 참아가며 해돋이를 기다려 사진을 찍었다. 이제는 열정이 식어서 그 정도는 안 한다. 그래서 해마다 송파구청에서 행하는 새해맞이 행사 사진을 올림픽공원 망월봉에서 찍어 실버넷뉴스에 기사를 올리고 서해나 동해로 달려가지는 않는다.
수평선에서 해가 한 발 이상 떠오르면 일출 사진 촬영은 끝난다. 그날도 해가 너무나도 빠르게 수평선 위로 솟아 올랐다. 전에도 여러 번 일출 사진을 촬영했지만, 그날처럼 오메가가 나온 일은 드물었다. 그날은 가슴이 한없이 설레고 마음은 두둥실 하늘로 날아올랐다.
정동진 일출을 촬영하기 위해 한국드론사관학교 회원들이 새벽 2시에 양수리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집에서 자다가 간다면 그 시간에 맞출 자신이 없어서 미리 두물머리 주차장에 가서 차에서 자기로 했다. 승용차 운전석에 앉아서 차박을 했다. 옷차림을 단단히 했지만, 춥고 잠자리가 불편해서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알람을 1시 50분에 맞춰 놓고 잠을 청했는데 잠이 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자정이 다 되어 겨우 잠들었는데 1시 30분에 최범희 선생이 전화하여 어디쯤 오느냐고 했다. 두물머리 주차장 차에서 잔다고 했더니 어서 나오라고 했다. 일행 15명이 예정 시간보다 미리 출발했다. 달리는 차에서 오늘 일출의 오메가를 기원하며 눈을 감고 있었다.
새벽 4시에 정동진 주차장에 도착했다. 날씨가 쌀쌀하고 깜깜해서 차 안에서 담요를 두른 채 눈을 감고 먼동이 트기를 임 그리듯 기다렸다.
칠흑 같던 하늘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오늘 커다란 오메가가 나오길 바라며 카메라 백을 메고 바닷가로 나갔다. 그곳엔 많은 카메라맨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우리도 그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트라이포드를 세웠다. 일출을 찍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100여 명은 되었다.
드론으로 촬영하려다가 일반 카메라로 찍었다.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를 굳이 드론을 하늘 위로 올려 찍어야 할 이유도 없거니와 아직 실습생으로서 제대로 찍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부담감도 있었다. 손에 익은 카메라로 찍는 것이 안심되었다. 드론은 일단 접어두고 삼각대에 설치한 일반 카메라로 촬영했다.
동해가 벌겋게 물들고 커다란 불덩이가 솟아올랐다.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카메라와 핸드폰으로 떠오르는 붉은 오메가를 잡았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숨죽이며 셔터를 눌렀다.
정동진 일출은 내 가슴을 한없이 뛰게 했다. 진안 용담호 일출, 태안 안면도 일출, 당진 왜목마을 일출, 양수리 두물머리 일출, 한강 올림픽대교 일출, 설악산 대관령 일출, 백두산 천지 일출, 남해 금산 보리암 일출, 여수 향 일암 일출, 거제도 사자바위 일출, 제주 성산포 일출, 낙산사 의상대 일출, 부산 송도해수욕장 일출, 독도 일출, 추암 일출, 정동진 일출, 중국 송화 강 일출 등 일출 사진을 찍으려고 어지간히 쫓아다녔다. 그곳은 그들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보였지만, 오늘 같은 일출은 아니었다.
오늘 정동진 일출은 오메가를 품은 일출로 으뜸이요 최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