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5년 3월 1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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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터널이다.
절반쯤 목적지에서
소량의 물로 한 달 견딘 광부가 생각난다.
아치형 천장은 낯선 슬픔을 제안하고
가슴은 쿵쾅 숨 가쁘고 적막은 요동친다.
벽에서 들리는 돌 깨는 소리, 귀마개는
귀를 삼키고
숫자를 세던 심장은 새겨진 그림이다.
종잇장처럼 납작한 생각은
꽈리처럼 부푼 폐쇄공포증
지금,
견디지 못하면 어깨는 바위가 될지도 몰라
MRI, 왼쪽 어깨에 올라탄 석회가
암각화를 그렸다
척추는 떨어져야 할 곳이 좁혀 있고
과거의 먼지가 꺼풀째 앉아
움푹 팬 돌에 고인 눈물
터널 속 내 몸은 불균형
암각화 철거 날짜를 잡고
병원을 빠져나오면
허공 중에 떠 있는 달의 망치질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