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6년 9월 1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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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보이지 않는 암흑 위에 서 있다
검정은
밑바닥이 아니라
빛을 모두 받아 안은
침묵의 자리다
우리는
색채의 현란함 속에서
밝음만을 말한다
붉음의 열기
노랑의 환희
파랑의 심연을 말하면서도
그 모든 빛을 묵묵히 떠받치는
검정의 안부는 묻지 않는다
사람도 그러하다
환한 웃음 뒤편에
저마다 깊은 밤 하나 숨겨두고
말이 되지 못한 마음들은
바위처럼 가라앉아
제 삶을 지탱한다
어떤 이는
평생 무대 뒤에서
타인의 색을 더 눈부시게 닦아주고
누군가는
제 안의 어둠을 삼키며
남의 하루에 작은 불 하나를 밝힌다
검정은
지워짐이 아니다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세상을 완성하는
가장 깊은 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