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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마음의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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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균희

아동문학가

책 제목 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11월 6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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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산실_최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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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중학교 교장직을 마치고 정년퇴임한 지 15년이 흘렀다. 내 오래전 희망은 퇴직과 동시에 즉시 고향으로 내려가 전원생활을 하며 좋은 글을 열심히 쓰겠다는 것이었다.
1970년 3월, 교육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내 고향 모교로 발령을 받았다. 교단에 선 지 몇 달 안 되어 전북매일에 수필과 동화를 연재하고, 1971년도 한국기독교 아동문학과 197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었다.
그러자 우리 집에 오는 손님들의 관심은 하나같이 나의 서재를 궁금히 여기며 보고 싶어했다. 서재는커녕 어머니와 함께 쓰는 방 윗목에 작은 책상과 책꽂이 하나 그리고 오빠들이 즐겨 읽던 헌책 몇 권이 전부였다.
그때부터 나는 나만의 공간, 서재를 꿈꾸어 왔다. 다행히도 남편은 나를 배려하며 신혼 초부터 지금까지 글 쓰는 방을 별도로 내주곤 했다.
그런데 퇴직 후, 고향으로 내려가겠다는 계획은 그리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퇴임 후, 만학으로 소설 공부를 하고 몇 년 동안 외래교수로 대학에 출강했다. 또한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송파문인협회 회장과 한국여성문학인회 사무국장에 이어, 사단법인 어린이문화진흥회 이사장직을 맡아 8년 동안 봉사하며, 물오름극단 배우로 대학로에서부터 30회 지방 순회공연을 마치고 나니 10년 세월이 훌쩍 지나갔다.
뒤늦게 남편과 함께 고향 주변의 폐교라도 사서 집필실을 마련하고자 곳곳을 탐방하였으나 해당 교육청의 방침 때문에 실행할 수 없었다.
그 후로 서울 근교의 전원주택들을 돌아보았다. 아직은 서울이 생활권이라서 1시간 내외의 거리에 있는 여주시가 여러 조건에 맞았다. 특별히 아트 전문 건축가가 설계하고 지었다는 주택이 마음에 들었다. 주변 경관도 마음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했다.
무엇보다 공기 맑고 산천초목이 적절히 어우러진 곳에 남한강 물줄기가 끊임없이 흐르는 한강문화관(강천보)이 바로 곁에 있어서 좋았다. 
수시로 찾아오는 산새들과 들고양이들, 여러 가지 유기농 채소를 기르는 텃밭과 커다란 소나무와 과일나무들로 조성된 아담한 정원, 그리고 잔디마당 가장자리에서 피어나는 이름 모를 들꽃들. 조석으로 긴 호스를 연결하여 150M 암반수를 흠뻑 뿌려주고 있는 남편, 그가 오십 년 결혼 기념으로 선물한 마음의 쉼터 ‘최균희 문학의 집’을 나는 사랑한다.

 

 

 

 

[최균희] 
1949년 전북 부안 출생, 197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석사), 추계예술대학교 대학원 문화예술학과 박사과정 수료. 창작동화집 『아기 참새』 『나비를 달아줄게』 외, 동요곡집 『어린이의 눈으로』, 단편소설집 『라인강의 푸른 날개』, 장편소설 『평양기생학교 스캔들』, 청소년소설 시리즈 『꿈이 영그는 교정』 1∼3권, 가사동화집 『도미노와 칭찬바이러스』, 동시집 『아이와 달맞이꽃』, 글쓰기지도서 『재미있는 이야기 글쓰기』, 교육생애사 등. 현재 (사)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장, (사)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한국문학예술상, 한국아동문학창작상, PEN문학상, 독서문화상, 개나리동요대상, 아동문학의날 본상, 홍조근정훈장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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