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9월 6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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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벌어지고 있다
붉은 해를 두른 흰 꽃잎
여명에 터지는
한 찰나가 눈부시다
도르르 말린 몸 빼내어
흔들리며 주춤 주춤 벌어진다
첫울음이 먹먹하다
안나푸르나, 세상 다 가리며 피었다
여명의 살에 버무린 피 같은 해
그 빛깔로 물들은 꽃이 태어나고 있다
온몸 땀에 젖은 채
벼랑에한발을딛고서서
이제 산이 다 열려
붉게 품은
산 향기 아찔하다
산이 제 벌거벗은 아랫도리를
내려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