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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함평바다 외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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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진

1941년 전남 함평 출생. 2010년「토마스 정신」으로 한국사이버문학 전국수필공모전 대상, 2012년 <문학세 상> 문학대상 수상. 2014년 시집『미사리 기차역』, 산문집『저질러야 성공한다』등 다수. 1994년 하남시 미사리 가야 공원 창업. CBS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 출현. (현)한국문인협회 재정위원장. 미사리 이옥진 시인마을 대표.

책 제목 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6월 6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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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함평바다

억만년 출렁대면서도

여직 숨 고르고 있는 함평바다

돌아서면 눈물 났다

밤하늘 쳐다보며 소매 적시던

열일곱 소년

그 눈물의 가치는 얼마였을까

멀리 소금밭 너머 파도를 재우고

텅 비어 있던 배고픈 함평바다

돌아서면 눈물 났다

고장 난 나침판처럼

아직도 무엇이 그리 억울한지

쉼없이 떠도는 저녁별처럼

메밀꽃길

안개 속 하얀 메밀꽃길이

새벽이슬에 젖어 있다

왜 이슬은, 우리들

배고픈 눈물을 닮았을까

꽃피는 9월이면

무작정 걷고 싶던 길

울 엄니, 야-야-

‘배 많이 고프쟈’하며

속울음 울던 길

저녁이 와도 그냥

허리끈 꽉- 졸라매고

환하게 웃고 걷던 꽃길

미사리 꽃

저 높은 벽이라고 느낄 때

담쟁이는 묵묵히

벽을 향해 올라갔다

그늘지고 메마른 땅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 오르기만 했다

폭풍이 휘몰아쳐도 푸른 하늘을 생각하며

손에 손을 잡고 올라가기만 했다

담쟁이는

높은 벽을 다 덮을 때까지

벽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모두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외면할 때

마침내그높은벽을다덮어

꽃을 피워내고 말았다

내가 젊었을 때

내가 젊고 자유로웠을 때

나는 내 인생을 변화시키겠다고

생각했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내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후에

나는 나 자신을 먼저

변화시키기로 작정했다

그 이유는

내가 빨리 변해야

변한 세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낙화(落化)

간밤에 불던 바람

시인마을

만정도화(滿庭桃花) 지거늘

아이는 비를 들고

쓸려 하는구나

낙화(落化)인들

꽃이 아니랴

쓸어 무엇하리

광고의 제목 광고의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