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6월 6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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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성실하게 노래하며 사는 것, 불의에 결탁하지 않고 정의롭게, 사는 데 게으르지 않고 사는 그런 삶에 대해 평생문안 올리는 마음으로 시를 쓰고 읽으며 산다. 인간은 내일보다 오늘에 더 진솔해야 한다. 사실 한 치 앞을 모르고 사는 것이 인간사 아닌가.
2016년에 그간의 고통을 이겨낸 실화를 토대로 쓴『저질러야 성공한다』라는 자전적 지침서 4권이며, 중앙대학교 대학원 동문 27인의 에세이며, 2014년 첫 시집『미사리 기차역』이며, 그 밖에도 여러 권의 수필집이 있다. 그중『저질러야 성공한다』는 부동산의 귀재처럼 주고받은 흥미진진한 손숙 장관과의 CBS방송 한 시간 대담이 각 언론에서의 상당한 관심이었고 지금도 그 책은 재판 삼판을 거듭하여 출간되고 있다.
이 책은 나의 인생역전을 젊은이들에 보여주어 도전정신을 키워주고 싶었다. 그동안의 나의 수필집 등은 나 자신과 직면하고 있는 사회 현상을 좀 비판적 시각에서 바라본 글이 많고, 詩는 지극히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감각으로 쓴 이미지즘 시였다고 자인한다. 비록 가난하고 처절했던 삶을 실천적 노력과 의지로 밀고 나왔다하더라도 나의 글 속에는 다분히 허무의 공(空)에 다다르는 눈물이 군데군데 얼룩져 있다.
지금 생각하니 나의 서울 행 청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해마다 9월이면 바닷가 언덕배기-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하얀 쌀알처럼 눈에 아롱거릴 때 내 어머니 눈물 나게 만들었던 일들이 평생 잊을 수 없는 회상의 한 토막 장르가 되었다.
내 고향 함평 어머니의 바다, 그곳은 나의 출생지자 내 문학의 발원지며 죽어서도 돌아가야 하는 영원한 내 정신적 성소 아닌가.
안개 속 하얀 메밀꽃길이
새벽이슬에 젖어 있다
왜 이슬은, 우리들
배고픈 눈물을 닮았을까
꽃 피는 9월이면
무작정 걷고 싶던 길
울 엄니, 야야∼
‘배 많이 고프쟈’하며
속울음 울던 길
저녁이 와도 그냥
허리끈 꽉- 졸라매고
환하게 웃고 걷던 꽃길
—이옥진,「메밀꽃길」
한때는 사회적 불의에 분통이 터져 현실 정치에 도전한 일이 있다.
2014년 제6대 하남시장 출마- 결국은 패거리 정치판에 실패했지만, 역시 정치는 나 같은 원칙과 정의에 철저한 사람에겐 맞질 않았다. 모의와 수작이 난무한 판의 무대에서 이기고 살아남는다는 것은 분명 그와 동질성을 가진 무리들의 성찬이지 시를 사랑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뛰어들 곳이 아니었다.
다만 무려 15년의 법적 투쟁으로 악법에서 승리한 1만여 평의 내 땅을 1종 주거지로 바꿔 놓은 그간의 열정과 노력은 누구나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고 자부한다.
무릇 사람들은 다 자기 인생을 통해 꼭 이루고 싶은 욕망이 해결 되면 성공 인생이듯 그것이 크고 작고 간에 성공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긍정적 사고로 돌진하는 공통점이 있다(저질러야 성공한다).
성공을 돈으로 보건 권력으로 보건 문학으로 보건 그 정의는 자신들의 몫이다. 그냥 손 놓고 앉아 비관과 비판으로 일관하는 부정적 사고가 무서운 병폐다.
악법과 싸워 이긴 나의 고군분투는 꼭 나 같은 처지로 당해온 주변의 억울한 사람들의 길잡이로도 나는 무척 기뻤다. 사람이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문학 이전에 절실한 삶의 진실을 어떻게 깨닫고 실천하느냐는 인간 됨됨의 본질 아닐까. 시인의 시혼이니 뭐니 하는 작위 보다는 스스로 진실하게 사는 인간 삶의 본질을 제대로 살필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