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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한강 땅을 깨운 이옥진 시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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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진

1941년 전남 함평 출생. 2010년「토마스 정신」으로 한국사이버문학 전국수필공모전 대상, 2012년 <문학세 상> 문학대상 수상. 2014년 시집『미사리 기차역』, 산문집『저질러야 성공한다』등 다수. 1994년 하남시 미사리 가야 공원 창업. CBS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 출현. (현)한국문인협회 재정위원장. 미사리 이옥진 시인마을 대표.

책 제목 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6월 6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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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때가 바뀌는 4월의 함평바다는 조차 때마다 파란 파래가 물가에 팔랑였다. 어린 나는 늘 배가 고팠다. 날마다 밤마다 막연한 꿈을 꾸며 마냥 이 가난한 고향이 성에 차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넓은 광야에 뛰쳐나가 새로운 역사를 마음껏 펼칠 수 있을까 마음속으로 불을 지피고 있었다.

어느 날 야밤에 어떤 할머니 치마폭에 숨어 무임승차로 호남선 밤 열차에 올랐다. 그래 가보자, 서울로-. 죽든 살든 할 수 있는 모든 고통은 감수하며 살아보자.

여기 미사리 이옥진 시인마을은 내가 평생 꿈꾸어 온 승리의 터전이며 동산이다. 나는 이곳에서 마음껏 시를 쓰고 하남의 온 이웃과 사랑을 나누며 길을 닦고 아름다운 이옥진 시인거리를 만들어 살아가리라

고 작심했다. 인생은 유한한 것이며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은 나의 철학이자 모든 인간의 삶에 대한 평생문안이 아닐까.

시의 길에 무슨 왕도가 있을까만 좋은 시를 못 남겼다고 열병을 치르는 그런 시인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내 시업은 아직도 쭉정이다. 공연히 이 나이에 무슨 서사시를 쓰겠다고 만용을 부리거나 가당찮은 포상을 기대하기는 전혀 나의 역량이나 희망이 아니다. 그 따위 생각은 이미 모두 끝이 났다. 다만 지금까지 시를 아끼고 즐기고 사랑해온 것 만이 한결 같은 나의 수행이었다고 고백한다. 다만 미사리, 이옥진 시인마을에 나의 시‘내 고향 함평바다’몇 구절 걸어둘 작은 시비 하나만 정원에 남겨 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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