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봄호 2026년 3월 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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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줄 날줄로
헛간에 집 짓고 헛손질하던
무두질의 소중했던 순간들
먼지에 쌓여 서러운 다비식을 한다
열꽃에 물들면서도 배냇짓 머금은
저 따스한 성정
남은 몇 장 추억이 주억거린다
하루하루를 애면글면하던
아슴한 날 끝자락이 또르르 말린다
무엇을 말하려고 창백한 무늬결로
저리도 아롱거리는지
잊힐 바에는 차라리
하늘로 오르시기를
그리하여 우주에 한 점 물결로 일렁이시길
비로소 자유가 된 소멸 앞에서
흑백의 세월이 춤을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