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2024년 06월 170호
3·4·5·6조 18자로 완성되는 새로운 정형시 민조시는 흔히들 우선 글자 수만 맞추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비록 짧은 정형률이라지만 그 니름대로 기승전결과 원형이정의 구조미를 갗추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짧은 시어 가운데 군더더기 같은 설명은 나열 할 자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민조시의 압축 묘미를 최대한 살려 나가면 그 그릇 안에 온갖 서사와 여러 수사법, 그리고 종교와 철학, 풍자와 해학, 우주의 저쪽까지도 다 그러담을 수 있는 것이다. 고승대덕의 게송을 볼라치면 비록 간단한 외마디 비명처럼 들릴지라도 그 안에 대오각성의 참뜻이 숨어있는 것임을 우리는 알아차려야 할 것이다.
이번 본지 민조시 부문 신인상엔 전국에서 모두 47편을 응모해 왔다. 그중에서 김덕애 씨가 보내온 7편 중「풀씨」를 당선작으로 가려 뽑는다. 이는 자그마한 풀씨알을 통해서도 자연의 섭리에 따라 새싹을 틔우며 엄마풀이 그랬던 것처럼 다시 봄을 맞이하는 새 희망에 설레고 있다. 이에 시의 본령은 서정성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것인 동시에 그 밑바닥엔 서사를 깔고 있어야 오랫동안 읽힐 좋은 시가 되는 게 아닐까 한다. 함께 응모한 여러분들의 민조시 작품들을 보고 느낀 것 중의 하나라면 막연한 관념어나 한자어는 가급적 기피하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치환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인기에 영합하는 시사적인 주제의 시들은 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아직은 민조시 장르가 낯설기도 하지만 등단한 시인들이 국내외 150여명을 상회하고 있어 앞으로 민조시운동이 더욱 활기를 띄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당선자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