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호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심사위원 진길자
제170호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2024년 06월 170호
시조를 형식에 맞게 내용도 현대 감각에 맞게 앉히는 작업은 쉽지 않다. 좋은 작품을 쓴다는 것은 더욱 어렵고 깊이 있게 공부에 매진하여야 볼 수 있는 경지라 할 수 있다. 시조만큼 어려운 장르도 없다는 생각으로 늘 매진 하시길 부탁드려 본다.
양현숙의「위험한 항해」란 작품은 대체적으로 음수율에 충실하려고 노력은 하였으나 둘째 수 초장은 구의 경계를 무너뜨리고는 있어 다소 아쉽지만 반점을 찍어 그 어색함을 피하려 하였다. 대체적으로 무난한 작품이다.
전승탁의「소낙비」는 주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으나 아마 작가가 소낙비 온뒤의 풍경을 형상화하여 시조의 외적 형식에 맞게 쓴 작품으로 보인다. 첫수는 소낙비가 지나고 하늘이 보이는 모습이지만‘바람길에 구름이 뚫렸다’고 상상하고 있으며 그 틈새를‘하늘 창 새뜻한 맵씨’라고 비유한 것이 눈길을 끈다. 둘째 수에서는 굴뚝새의 작은 몸짓을 보고 소란한 소낙비를 응석 받아 주는 느긋함으로 바라보고 있다. ‘입힌다’라는 표현도 제법 낯설다. 셋째 수 종장에서 원관념의 보조관념으로 쓰인’수레바퀴’는 적절한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황운희의「신호등」은 신호를 의인화하여 쓴 작품인데 초장 후구의‘색등’ 이라는 표현은 신호등의 보조관념으로 쓰기에는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다.
음수의 배열을 보면 3·4·3·4의 기본형을 잘 지키고 있어 균제미(均齊美)가 돋보인다. 중장의‘거리를 다스린다’는 표현과 종장의‘통치력’이라는 시어를 도입하여 의인화함으로서 시적 매력을 더 하였으며 이 작품은 일종의 참여시(앙가쥬망)이라 할 수 있다. 단시조로서 손색없는 작품이다.
당선을 축하드리며 좋은 작품으로 돋보이는 시조시인이 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