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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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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박영하 김정임

책 제목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2024년 06월 170호

좋은 시는 감성이나 사유, 감각이 얼마나 새로운지가 관건인데, 응모작 중 내 목소리 없이 지나치게 과장되고 피상적인 표현으로 완성에 이르지 못한, 몇몇 시편들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시에 많은 것을 기대하고 많은 것을 불어넣으려 하다 보면 시의 본질은 놓치게 된다. 덧붙여 시는 언어예술이기에 구사하는 언어를 좀 더 내밀히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아무리 멋있는 수사일지라도 내용이 비어있으면 독자는 한눈에 알아보게 마련이다.

심사위원들은 논의 끝에 고성근 씨의「손바닥 농사」와 오금희 씨의「싱싱고」를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고성근 씨의 시는 시적 사유에너지가 비교적 잘 발화되어 있다. 화자는“날아도 날아도 손바닥 안”같은, 비좁고 불편한 현실을 살아가다가 어느 날 문득 원초적 법칙성을 재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불가해한 그 위대한 자의 손에 자신을 맡겼을 때 그는 존재만으로 충분한 삶이 자신을 향해 새롭게 다가오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 듯하다.

오금희 씨의 시는 대화체의 어조와 정감어린 표현, 그리고 깊이 있는 시적 시선이 특히 눈길을 끈다. 끊임없이 무언가로 탈바꿈하며 툭툭 던지는 말 속엔 고통과 슬픔 가득하지만 반전처럼 다시 그것들을 끌어안는 삶의 “싱싱한” “손끝”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잘라도 작아지지 않으니” 바로 여기에서 시는 출발하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는 시를 쓰고, 시는 스스로 존재하는 것 아닐까.

두 분께 축하의 인사를 드리며 이번에 당선되지 못한 분들은 다음 기회에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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