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6년 6월 178호
돋보이는 문장과 절제된 표현
노상학의 「헌책방에서 시간을 읽다」는 작가들이라면 한 번쯤 다루었을 소재인 만큼 특별한 시선이 필요했다. 첫 줄부터 능숙한 표현이다. 헌책방을 드나드는 고수의 태도가 깔려 있다. 소유와 사유의 간극, 버려지는 것과 흔적을 품에 안아 드는 것, 속도의 시대와 안식처 등 헌책방을 통해 설명, 불가의 기다림을 배우는 방식까지 작가는 내밀함을 조금씩 꺼내주며 헌책 사랑을 말하고 있다. 헤르만 헤세의 정원에 들어선 듯 평화롭고 다정한 문체다.
서영주의 「아버지의 방」은 나이 들어 가는 그래서 아버지의 시간이 화석처럼 쌓이는 정경들을 돌아본다. 아내를 잃고 삼 남매를 혼자 키운 일, 카세트테이프부터 책, 약, 무너지는 척추까지 꿰매고 덧댄 하루가 일기장에 있다. 작가는 아버지 삶을 엄숙하다고 했다. 93세가 된 아버지를 향한 존경과 사랑의 표현이다. 넘치지 않는 담담한 문장과 섬세하게 흐르는 결이 돋보인다.
홍정아의 「향나무 앞에서」는 단련된 문장력으로 향나무와 꽃나무의 삶을 묘사했다. 비교 대조의 방법은, 나무에서 부모님으로 자신의 무던한 날들까지 이어진다. 누구나 꽃나무처럼 화려한 날 속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지만 일상을 이어가며 버티게 하는 힘은 향나무의 묵묵함이었다고 한다. 어머니의 특별하지 않은 인생이 그랬고 그 감내하며 버티는 마음이 가족을 세워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오랜 사유의 끝에 건져 올린 낱말들이 투명하게 빛나고 있다.
투고된 원고들은 문장력이 돋보이고 절제된 표현력을 보인다. 간혹 소설적 스토리 중심의 글도 돋보였지만 짧은 글에서 사건이 많으면 산만해진다. AI를 조수 삼아, 글을 쓰는 시대다. 다행스러운 점은 그런 분위기의 작품이 없었다는 것이다. 자기 검열의 작가 정신에 감사를 드리며 당선 작가들께 축하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