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6년 3월 177호
서사로써 공감을 끌어내는 힘
수필이 작품으로서 성공하려면 여러 요소가 있겠으나 개인의 서사를 우선 탄력 있는 문장력으로 주제를 은근하게 드러내느냐에 있다. 지나치게 현학적이거나 교훈, 노골적 주제 노출은 독자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주제와 구성에 맞는 문체와 단어 사용도 수반되어야 하리라.
기형서의 「아버지의 헛간」은 아버지가 떠나고 혼자 계신 어머니를 위해 주말 농부 생활을 하게 된다. 아버지의 공간이었던 헛간을 이용하면서 유년 시절의 기억을 소환한다. 그때 아버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아들이었음을 고백한다. 독자에게도 ‘나도 그랬어’라고 자연스럽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구성이 뛰어나다.
윤해숙의 「희망이라는 이름의 수선공」은 40여 년 구두 수선공으로서의 한 길만을 걷은 신발 수선에 진심인 노인을 소재로 전개해 나간다. “닳아버린 가죽 찢긴 자리를 보면, 그 사람이 걸어온 삶의 굴곡을 알 수 있다”는 노인의 말을 통해서 찢기고 뜯긴 마음도 꿰매 주고 기워주는 마음 치료사 같다고 작자는 생각한다.
한미자의 「방 4호」는 4호 방을 서재로 꾸밀 때만 해도 이곳에 천 권의 책을 빼곡히 채워서 지식의 보고로 사용하리라는 각오도 오졌다. 그 결심이 코로나 시기부터 가족들의 창고가 된다. 다행스럽게도 가족들의 관심으로 방 4호가 서재로 재탄생되었다. 작품 끝에 “종일 휴대전화를 들고 검색하기보다는 책을 읽으며 사색하는 것”을 실천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신인상을 받은 세 분 축하한다. 각자의 개성 있는 우수작이었다. 열심히 정진해서 수필가로 빛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