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6년 3월 177호
오늘의 숨결과 반전의 여운을
이번 심사는 블라인드로, 심사기준은 시조의 율격 속에서 장마다 호흡과 분절이 살아 있는지, 반전의 여운으로 한 번 더 생각을 끌어오는지, 형식 안에서 오늘의 숨결이 느껴지는가를 살폈다. 첫발을 내딛는 신인의 작품이니 가능성이 더 있는 작품을 뽑았음을 밝힌다.
「무게」는 개인의 고통과 연대의 윤리를 잘 들어냈다. “툭 떨군 가을 하나”, “고무 인형”은 고통을 버티는 존재의 가벼움과 무력함의 대비를 통해 역설적 긴장을 준다. 특히 신의 손바닥이 “받드는 힘 밟는 힘”에서 고통이란 타자와의 상호의존 속에서 유지됨을 암시한다. 신의 손길이 닿지 못한 골목을 애도하며, 고통이 공동체의 문제로 번져 있음을 환기한다. “목에 걸린 이름들”은 기억과 책임이라는 무게이며 “짓누를 때” 드러내지 못한 존재들이 “솟구친 힘”으로 환치된다. 함께 보낸 「돌게」도 역사의식을 접목해 낸 솜씨가 남달랐다.
「강의 시간」은 개인의 기억이 가족사와 포개지며 다큐멘터리처럼 풀어낸, 전통과 현대적 서사성이 잘 조화된 작품이다. ‘윤슬’과 ‘영사기’, ‘강물’과 ‘흑백필름’의 결합은 감각적이면서도 상징성이 짙다. 강물 같은 삶의 재생 속에는 고단한 생을 살아오신 어머니가 등장하고 장손의 ‘역마살’을 쫓는 할머니의 ‘밥’과 ‘고수레’의 기억. 생존과 기원의 민속적 정서가 따스하다. 대어처럼 퍼덕이는 ‘가족 웃음’에 이르면 그 생명력은 계속된다는 희망이 엿보인다. 함께 보낸 「김씨의 수첩」 역시 다양성 있는 제목으로 엮어냈는데 만만찮은 역량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