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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한국문인협회 로고

심사위원 권남희 안윤자

책 제목제175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5년 9월 175호

바닷속보다 더 깊은 심상의 세계

 

작품을 심사하면서 수준의 평준화를 느꼈다. 여전히 부모님 일대기를 쓰거나 보고서 형식도 있지만 대부분 글쓰기의 기본기는 탄탄하고 무엇을 써야 하는지 방향을 잘 잡고 있다. 한 분야의 전문가나 지식인 층의 유입이라 하겠다. 도서관, 주민센터, 문화센터 등에서 진행하는 강좌도 많아졌다. 남성들의 경우 퇴직 이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공부를 한다. 한국의 문화 사회를 아우르는 생성적 에너지 시스템이다.
김광일의 「공공도서관 덕분에」는 공부하는 퇴직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은퇴 후 일상을 독서와 사색으로 보내는 작가의 긍정 에너지가 활력을 주고 있다. 은퇴한 삶을 어떻게 꾸려 갈 것인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긍정적 자기 계발의 노력을 하는 작가에게 점수를 준다. 배려심과 성실한 자세가 돋보인다.
정한효의 「솎아내는 마음」은, 500여 그루의 단감나무 감꽃을 솎아내고 가지를 자르는 일을 통해 인생을 성찰하고 있다. 작가가 말하는 ‘삶의 이치’를 자연에서 터득하는 사고력이 돋보인다.
한인경의 「그날의 약속」은 작가의 꿈을 품은 막내아들에게서 문득 아버지의 꿈을 떠올린다.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아버지의 꿈이 작가였다. 그런 아버지 앞에서 딸이 대신 작가로 등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돌아가셨다. 여러 가지 일로 좌절하다가도 다시 도전하는 용기를 얻게 된 이유는 막내아들의 자서전반 등록에서다. 스토리가 글의 핵심이 되고 감동을 주었다. 추진력도 있지만 이야기가 완성도를 주지는 않는다.
작가의 길은 쉽지 않다. 로봇 저널리즘 시대가 되었다. 학교 숙제는 AI 프로그램이 대신하고,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글도 AI가 써낸다. 인간은 더 독창적으로 글을 써야 하고 바닷속보다 더 깊은 심상의 세계로 파들어가야 한다. 기회의 손을 덥석 잡고 작가의 길로 맹렬하게 뛰어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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