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5년 6월 174호
언어를 어떻게 윤색해야 하느냐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이야기도 수필의 재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체험한 일이라 할지라도 있는 대로 서술하기보다는 언어를 윤색하는 데 따라 의미와 깊이는 다르게 나타난다.
김수선의 「우연과 필연 사이」는 언어의 구사에서부터 문장의 흐름, 주제의 긴밀한 구성에 이르기까지, 질적 효용성이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작가는 캄보디아로 봉사 활동을 떠난다. 거기서 만난 한 아이를 통해 생존의 처절한 아픔을 가슴으로 교감하며 인간 심리의 근원적 상황을 고백하므로 자책과 깨달음으로 진화한다. 수필이 체험의 문학이라고 한다면 작가의 사상이나 감정 주입은 사실적 생동감을 일으켜 가치 있는 삶으로 환원시킨다. 김수선의 작품은 완성도도 높고 글이 주는 중량감도 시선을 압도한다.
김시은의 「수레에 실린 짐 뒤에」는 눈으로 보고 느낀 실증적 자아를 통해 구체적 진술로 이어진다. 폐지를 가득 싣고 가는 초로의 부부를 보면서 어릴 적 청소부였던 아버지를 떠올린다. 연탄재를 뒤집어서 쓴 채 일하는 아버지의 일화는 가난이라는 공통 분모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아버지가 겪고 산 굴곡진 삶은 자신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성찰의 지침서가 된다. 글 전체가 단순, 담백하면서도 사물을 보는 통찰력과 감정을 파고드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현미의 「내 이름은 오월이」는 동화를 닮은 스토리텔링 같다. 사람이 아닌 집냥이가 이 글의 주인공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사람의 가족으로 살게 된 경위며 존재의 인식을 단정적인 언술로 대치함으로써 다채로운 감동을 유발한다. 집냥이의 위세, 상대적 빈곤을 통찰하고 해석하여 고백하듯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타자인 길냥이의 자유분방한 일상을 부러워하는 이중적 구조가 깔려 있다. 삶은 온갖 색깔들로 이루어져 있다.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한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