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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신라문학대상 당선작 발표

한국문인협회 로고

심사위원 정수자

책 제목제36회 신라문학대상 당선작 발표 2025년 01월 36호

사유를 알맞게 아우르며 빚어낸 좋은 시조

몇 번씩 응모자들을 다시 읽었다. 지난해보다 다소 적은 중에도‘신라’쪽에 비중을 둔 응모작이 꽤 보였다. 목적성이 앞서면 문학성이 처지기 쉽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보다 현대적인 시조의 가능성을 앞에 두었다. 끝까지 남은 응모작 중에서 당선작으로 뽑은 것은 유인상 씨의「덤,」이다.「안강장」도 전통시장 가는 맛과 흥취를 말맛에 입히며 가락을 잘 탄 작품이다. 하지만 「덤,」은 대상을 깊이 읽는 시선과 시상을 정형에 갈무리하는 능력에서 단연 돋보였다.
“윤일”을“덤”으로 보고, 그 덕에“세상 사개가 반듯하게 맞는다”는언술은 단순치 않은 울림을 지닌다. 아주 낯선 발견은 아니지만, 별 장식 없이 담아내는 발상이 좋은 편이다. “덤”에 대한 성찰은 자신의 삶으로 이입되며 둘째 수의“빈 집에 문패 같고 외대로 선 민들레같이”라는 비유로 안친다. 이어 “아득하다 덤만 같다 자책하다 남은 한 생”에서“∼다” 로 짠 세 음보 역시 리듬을 독특하게 이루며 종장의 심화에 기여한다. 셋째 수에서 “감귤”을 담은 “상자”로 첫째 수의“세상 사개”를 아무리는 구절도“덤”의 속성을 환기하면서 완결성을 높여준다. 덤이지만, 덤이라서, 더욱“녹슬어 놀진 시간을”돌보려는 태도가“남은 한 생”을“싹싹 닦아 보려마”같은 다짐으로 귀결된 까닭이다. 세 수의 운용에 겉도는 허사나 장식적 수사 없이 아귀를 잘 맞춘 데서도 새로운 발상 이상의 시적 역량이 엿보인다. 흔한「덤,」에 사유를 알맞게 아우르며 빚어낸 좋은 시조를 만났다.
당선을 축하하며 이후의 새로운 시적 개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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